[기사보강 : 18일 오후 6시 35분]지난달 110여 명의 인사 발령 후 '보복 인사' 논란을 빚은 MBC가, 당시 교육발령을 낸 기자·PD 중 7명에 대한 인사를 17일 실시했다. 해당 기자·PD들은 회사와의 면담과정에서 현업 복귀 의사를 밝혔음에도, 7명 중 6명이 신사업개발센터 등 비제작부서 배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성주, 아래 MBC노조)와 MBC에 따르면, 지난달 교육 발령을 받고 지난 3일부터 2주간 교육을 마친 직원 12명 중 7명에 대한 인사 발령이 17일 실시됐다.
MBC노조는 18일 오후 성명을 통해 "결국 겁주고 솎아내기 위한 교육이었나"라며 "사측의 납득할 수 없는 인사권 남용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MBC는 한국PD연합회 수상경력이 있는 이우환 PD, 전 방송기자연합회 회장을 지낸 임대근 기자 등 12명 중 7명을 상대로 면담을 한 뒤 인사 발령을 냈다. MBC노조에 따르면 이들은 면담을 통해 제작 등 현업 부서로 돌아가고 싶다고 피력했으나, 17일 인사 결과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제작부서로 발령났다.
이들은 각각 경인지사(임대근 기자·이춘근 PD)와 신사업개발센터(이우환 PD·유재광 기자),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윤병채·이용주 기자)로 발령 받았으며 이 중 강연섭 기자만 시사제작국으로 배치됐다. 교육 발령을 받았던 12명 중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은 아직 인사 발령조차 받지 못한 상태다.
노조 "교육 발령, 인사 조치 납득 어려워"특히 노조에 따르면 경인지사는 제작과는 상관도가 떨어지는 곳으로, 기자·PD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유배지'로도 불린다. MBC노조 관계자는 "경인지사 업무는 주로 지자체 사업과 관련된 일을 하는 곳으로 취재나 보도 같은 제작 업무와는 관련성이 떨어진다, 현업을 뛰는 기자와 PD가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MBC는 지난달 31일 직원 110여 명에 대한 대규모 인사 발령을 시행하면서, MBC 전·현직 노조 간부와 출신 PD들을 대거 비제작부서로 발령냈다. 이를 두고 MBC노조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시민단체는 '보복인사' '밀실인사'라며 크게 반발했다. (관련기사:
<제보자> 실제 모델 한학수 PD, 방송 못 만든다,
MBC노조 "브런치도 모자라 땅 파라니..." )
MBC노조는 "교육 발령의 후속절차인 이번 인사는 납득하기 어렵다, 교육 발령 자체도 내용과 절차 모두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MBC는 "원칙에 따라 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노조는 지난 12일 교육 발령자 9명과 조합원 집행부 2명 등 '부당 인사'를 받았다고 추정되는 사원 총 16명에 대해 사측을 상대로 '전보 발령 효력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사측 "역량강화 위해 배치"노조 측의 이런 지적에 MBC 홍보부 관계자는 1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조직 역량 강화 원칙에 따라서 인사배치를 했다, 그 외에는 개인 프라이버시라 따로 이유를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사측은 직무에 부적합한 '저성과자 교육'이라고 하지만, 이번에 교육 발령을 받은 사람들은 직전 인사평가를 보나 수상경력을 보나 저성과자가 아니다"라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답변했다.
MBC는 지난 1일 공식블로그 'M톡'을 통해 "이번 인사이동에는 ▲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신설조직 중심 ▲ 매체 융복합 시대를 맞아 부문간 직 종간 구분 없는 인력 배치 등 두 가지 원칙을 적용했다"며 "일부 업무실적이 미흡한 저성과자로 평가된 인력에 대해서는 (중략) 직무교육을 실시한 뒤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