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마음처럼 예쁜 별이 되었으면 좋겠다. 보고 싶다.""내 새끼 김동혁 사랑해!!""유민아! 하늘나라에서 친구들과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지. 아빠가 꼭 갈게.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 사랑해♡""하늘에서 가장 반짝이는 별이 된 사랑하는 아들아, 엄마 아빠는 영원히 널 사랑하고 가슴속에 함께 할 생각이다. 사랑해"세월호 사고 유가족들이 '추모의 벽'에 메모지를 붙였다. 울먹이며 눈물을 닦는 어머니도 있었다. 메모지에는 사랑한다, 보고 싶다는 말이 가장 많았다. 사고 이후 7개월이 지났지만 세월호 사고 유가족의 슬픔은 여전했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잊지 않겠습니다'고 적었다. 21일 오후 서울도서관 내 4.16 세월호 참사 기억공간 '별이 되다' 개장식에서다.
별처럼 반짝이던 아이들을 위해...
개장식에 앞서 유가족들과 박 시장은 서울광장 합동분향소에서 마지막 분향을 했다. 서울시는 추모객이 감소하고 동절기 관리가 어렵자 지난 4월 27일부터 추모객을 받아온 분향소를 옮기기로 했다. 지난 12일 시는 분향소를 철거하는 대신 세월호 기억 공간 조성을 발표한 바 있다.
오른쪽 가슴에 노란 리본과 근조 리본을 단 박 시장은 유가족과 함께 분향과 헌화를 마쳤다. 이날 전명선 세월호가족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고 김동혁군 어머니 김성실씨, 고 오영석군 아버지 오병환씨, 고 이민우군 아버지 이종철씨, 고 김유민양 아버지 김영오씨 등 십여 명의 유가족들이 함께했다. 서울시에서는 박 시장을 비롯해 임종석 정무부시장과 류경기 기획조정실장 등이 뒤를 따랐다.
분향 후 이들은 서울도서관 3층에 자리잡은 기억공간으로 이동했다. 유가족들 앞에 선 박 시장은 "세월호 참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추모의 공간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공간 조성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민들의 추모 기록을 결코 없애지 않고 제대로 보존하겠다"며 "정부가 추모 박물관을 만들 때 (그쪽으로) 인계하겠다, 만약 정부가 설치하지 않는다면 서울시라도 제대로된 추모 기념관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월호 추모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박 시장의 말에 김성실씨 등 일부 유가족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희망이 없다는 것입니다. 유가족분들, 너무 외롭고 힘들어 하지 마시고 온국민이 함께 하고 있다고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서울시가 잊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추모 기록물 고스란히 담겨..."세월호 참사,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이후 조영삼 서울시 정보공개정책관의 설명에 따라 박 시장과 유가족들은 전시시설을 관람했다. 85제곱미터 규모의 기억공간은 기억·추모·참여·치유 총 4가지 주제를 담은 공간으로 조성됐다.
공간에는 단원고 학생과 교사들이 설레며 세월호를 타려고 이동하는 장면과 배가 침몰하는 모습이 일러스트에 담겼다. 시민들이 접은 종이배 500장과 시민들의 추모글 8000여 장, 추모 리본 1만5000여 개가 공간 곳곳에 전시됐다.
'추모의 벽' 앞에서 희생자에게 쓴 메모지를 붙인 뒤 전명선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전 위원장은 "저희가 바라는 것은 시민들이 세월호 사고를 영원히 잊지 않는 것"이라면서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새로운 정책들이 유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전 위원장은 "시가 기억 공간을 마련해 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시민들이 세월호 사고를 잊지 않게 잘 관리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시장은 "서울시가 기억 공간을 만들었지만 그래도 유가족들의 슬픔은 가시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족이 혼자가 아닐 때 그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기억공간을 잘 보존해서 세월호 사고와 같은 불행한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는 이날 오후 9시를 기해 철거된다. 시는 이 철거에 앞서 제를 올릴 예정이다. 지난 7개월 넘게 이곳에서 분향 안내를 맡았던 적십자 자원봉사자들과 서울시 직원들이 참석해 희생자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