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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왼쪽)이 사임을 발표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기자회견 생중계 CNN 갈무리.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왼쪽)이 사임을 발표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기자회견 생중계 CNN 갈무리. ⓒ CNN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전격 사임했다. 사실상 경질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한국시각)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헤이글 장관의 사임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날 오전 헤이글 장관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헤이글 장관은 전형적인 국방장관이며 무엇이든 솔직하게 말해줘 고맙게 여겼다"며 "헤이글 장관은 어떠한 결정도 쉽게 내리지 않는 인물이며, 지금이 백악관을 떠날 적절한 때"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등장한 헤이글 장관은 "국방장관으로서 일궈낸 성과가 매우 자랑스럽다"며 "미국은 글로벌 경제 위기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동맹국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트남전 참전용사 출신인 헤이글 장관은 1980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선거 운동에 몸담았다. 고향 네브래스카주에서 공화당 배지를 달고 1996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해 당선했으며 2002년 재선에 성공했다.

주로 외교 분야에서 활동하며 경력을 쌓은 헤이글 장관은 지난해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국방장관으로 발탁, 공화당 인사로는 유일하게 오바마 내각에 이름을 올렸다.

헤이글 장관은 공화당 출신이면서도 조지 부시 대통령이 추진한 이라크 전쟁은 물론이고 이란과 쿠바에 대한 제재 강화에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으며 북한과도 직접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오히려 민주당에 더 가까운 외교 노선을 걸었다.

백악관과 '엇박자' 국방장관... 사실상 경질

하지만 현지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사실상 헤이글 장관을 경질했다고 분석했다. CNN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헤이글 장관이 강제로 밀려난 것이나 다름없다"며 사임 배경을 설명했다.

헤이글 장관은 이라크와 시리아 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이나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한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책을 놓고 백악관 외교안보팀과 마찰을 일으켰다.

헤이글 장관은 이달 초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메모를 보내 백악관의 시리아 전략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더 명확한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IS 격퇴 작전이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IS 격퇴를 위해 지상군 투입을 주장하며 백악관과 엇박자를 냈다. '친정' 공화당의 비판을 감수하며 오바마 행정부에 몸담았지만 민주당과도 정책 이견을 좁히지 못한 헤이글 장관은 결국 1년여 만에 물러나게 됐다.

다만 헤이글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후임 장관을 지명해 상원 인준을 받을 때까지 장관직을 유지한다. 후임으로는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잭 리드 민주당 상원의원, 애슈턴 카터 전 국방부 부장관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IS 격퇴 작전,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 등 민감한 국제 현안이 쌓인 데다가 11·4 중간선거 참패로 의회의 지원을 잃은 오바마 행정부가 국방장관 교체를 통해 안보정책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척 헤이글#버락 오바마#국방장관#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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