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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정부 비선실세로 꼽히는 정윤회 씨가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권력'과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국정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청와대 내부 문건이 보도돼 파장을 낳고 있다. <세계일보>는 28일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명의의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 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이 달린 문건(사진 위)과 정 씨가 청와대 비서관 등을 자주 만났다고 알려진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 사진을 함께 보도했다.(사진 아래) <<세계일보 제공>>
현 정부 비선실세로 꼽히는 정윤회 씨가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권력'과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국정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청와대 내부 문건이 보도돼 파장을 낳고 있다. <세계일보>는 28일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명의의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 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이 달린 문건(사진 위)과 정 씨가 청와대 비서관 등을 자주 만났다고 알려진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 사진을 함께 보도했다.(사진 아래) <<세계일보 제공>> ⓒ 연합뉴스

<세계일보>가 지난 11월 28일 청와대의 '정윤회 감찰 보고서'를 특종보도했을 때 언론계에서는 "역시 <세계일보>다"라는 찬사가 나왔다. 판매부수에서야 '조중동'에 크게 밀리지만 정보력이나 탐사보도에서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신문이었기에 가능한 반응이었다.

'강소매체'인 <세계일보> 특종보도는 박근혜 정부의 가장 비밀스러운 코드인 '정윤회'를 공론장으로 끌고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청와대 내부문건'을 통해 그림자 실세의 국정개입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과 박근혜 대통령 인사참사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도 높이 살 만하다.

<세계일보>, 후속보도 없는 와중에 회장 교체

황정미 <세계일보> 편집국장은 지난 10월 29일 <미디어오늘>과 한 전화인터뷰에서 "현 정부에서 발생한 비선의 국정개입 등 비정상적 행태가 시정되어야 하고, 제대로 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라며 "문제가 개선될 때까지 해당 사안을 계속 보도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세계일보>의 후속보도는 정치권과 언론계에서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fact finding)을 보도하지도 못했고, 심지어 지난 1일과 2일에는 관련기사가 1면에서 사라졌다. 청와대 문고리 3인방으로부터 고소당한 처지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이러한 소극적인 보도태도는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중앙일보>와 <조선일보>가 각각 정윤회씨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인터뷰하는 등 이슈를 선점하는 것과도 대비된다. 

그런 가운데 '정윤회의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한 기사가 사라진 2일자 <세계일보> 1면에는 회장을 교체한다는 내부인사가 실렸다. 1일자로 <세계일보> 회장을 문국진 회장에서 손대오 선문대 부총장으로 교체한다는 내용이다. 문 회장이 통일그룹 회장을 지냈고, 고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4남이고, 지난 2012년 문 총재가 사망한 뒤 <세계일보> 회장에 취임했다는 점에서 민감한 시기에 회장을 교체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북 경산출신인 손대오 신임 회장은 <세계일보> 편집인 겸 주필 부사장을 거쳐 통일교 계열인 미국 <워싱턴타임즈>과 UPI통신사에서 각각 부사장과 이사를 지냈다. 지난 18대 총선을 앞두고 창당한 평화통일가정당의 정책위의장을 맡기도 했다.

"우리가 2쪽짜리 문건만 가지고 보도하겠나?"

<세계일보>가 회장을 교체한 이유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한 기자는 "청와대와 우리가 정면으로 붙고 있으니까 회장을 교체한 것이다"라며 "문국진 회장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이 기자는 "회장 교체는 (편집국장 견제용이 아니라) 청와대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세계일보>에서 통일교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의원은 "후속보도가 안나오는 걸 보면 보도가 통제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라며 "통일교에서 보도하지 말라고 하면 <세계일보>는 못한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것을 국기문란사건으로 규정하고 압박하고 검찰도 수사에 나섰는데 통일교가 계속 보도하라고 하겠나?"라며 "아마 통일교 쪽에서 압박이 있을 거다"라고 주장했다.

<세계일보>는 추가로 보도할 문건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간부는 "오랫동안 취재해왔다"라며 "우리가 2쪽짜리 문건('정윤회 감찰 보고서')만 가지고 이렇게 보도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문건이 더 있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며 "다만 속도를 조절할 필요는 있다"라고 답변했다.

청와대와 일부 언론은 '문건내용의 진위'보다는 '문건 유출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시작된 검찰수사도 그런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런 상황이어서 <세계일보> 후속보도는 사건의 진실을 가리는 데 중요하다. 정치권과 언론계에서 <세계일보> 후속보도를 기다리는 이유다.  


#세계일보#정윤회#통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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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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