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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사고가 없었다면 그 존재 자체마저 몰랐을 수도 있는 최첨단 수상구조함 통영함. 지난 2년 동안 수상구조함의 핵심 기능인 음파탐지기와 수중무인탐사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인수를 거부해 오던 군이 통영함을 실전배치 한다는 소식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2억짜리 부품을 무려 41억으로 부풀려 사들여 방위산업비리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받고 있는 통영함을 조기전력화 하겠다는 소식에 디펜스플러스21 김종대 편집장은 3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통영함을 실전에 배치한다고 해도 세월호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여전히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김종대 편집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인수를 거부하고 정박을 시켜놓다 보니 하루 정박비가 7백 만 원이다. 한 달에 2억이 그냥 없어지는 것이다"며 "장비 하나 때문에 1500억짜리 함정이 매일 700만 원씩 돈만 잡아먹고 있다"고 말했다.

통영함의 경우 여러 가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데 그런 기회비용까지 다 날리고 결국은 2년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궁여지책으로 야전에 배치하게 된 참담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김 편집장은 "현재의 통영함은 결국 세월호 같은 사고가 발생하면 여전히 수중구조가 곤란해 무용지물"이라며 "제대로 된 장비를 제대로 된 가격을 주고 새로 들여와야 되는데... 누군가 책임을 져야 되고, 장착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단 야전에 배치해 운용하면서 나중에 다시 정책을 결정해서 보완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방산비리 척결과 관련한 합수단 출범에 대해서는 "굉장히 인상 깊게 보고 있지만 무엇을 수사하는 합수단이냐는 점에서는 아직까지 의아심을 갖고 있다"며 "비리가 발생하면 제대로 조사를 해서 척결하겠다가 되어야 하는데 이번의 경우는 방산비리 전반을 수사하겠다"고 한다며  이런 '코끼리 다리 만지는 식'의 수사는 말이 안 되고 비리의 맥락을 먼저 짚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의 일관성이 잘 유지되고 무기도입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무기소요결정단계다"며 "지금 합동수사단의 수사내용은 그런 수사가 아니고 이미 소요결정이 다 끝난 상태에서 '입찰이 공정하게 이뤄졌느냐' 또는 '서류가 위조되지 않았느냐' 하는 것들을 수사하겠다면, 그건 행정감사나 경찰수사로도 충분하다, 합수단이면 무기소요 전반까지 들여다 볼 수 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위협이 등장하면 끌려가는 무기도입으로 비리 많아져

김 편집장은 한국의 무기 도입 비리가 큰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군수무기비리'라는 것은 북한의 위협이 등장하면 그것을 확대 과장해서 무분별하게 외국무기를 급하게 사들이면서 발생한 비리이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정책 결정과 점검을 하면서 도입하면 비리가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경우 무기도입 비리는 전부 긴급구매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공개적인 경쟁이 제한되고, 수의계약이 남발되며, 결국 외국 무기 중계상이 제시하는 자료에 의존해서 끌려가듯 무기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비리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통영함의 경우도 수의계약으로 구매하는 과정에서 나온 외국 업체의 농간"이라고 말했다.

김 편집장은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이데올로기가 있다고 본다면서 "갑자기 북한의 위협이 초래하면 그것을 대비한다는 게, 마치 외국무기 도입인 것처럼 안보가 이미지화 되어 있다"며 "지금 각 군의 무기도입을 보면 한마디로 무기도입경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부연해서 "무인정찰기가 성능이 비슷한데 육군도 하겠다고 하고 공군도 하겠다고 한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를 정밀 사격하는데 공군의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이 있고, 육군의 지대지 미사일이 있다. 이런 것들이 이중 삼중으로 중첩된다. 그런데 합참 관계자조차도 자기 휘하의 전투부대들이 무슨 무기를 갖고 있는지도 다 모르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방만한 시스템을 전략적, 대대적으로 정비하면서 무기구매의 전문성을 강화해야만 무기중계상이나 군피아들이 설 자리를 없어진다"며 "근본을 발본색원하는 단계로 가야 국방 예산이 절감된다"고 덧붙였다.

김종대 편집장은 끝으로, 국방예산이란 '무기도입의 정책결정과정에서 나중에 계약을 담당하는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긴 순환과정'이라며 그런 만큼 어느 한 부분을 건드린다는 것은 흔히 말하는 '풍선효과'라고 말했다. 어떤 한 부분을 개선하면 다른 데서 문제가 터진다는 것이다.


#김종대#디펜스플러스21#통영함#방산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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