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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김광두 원장, 장하성·김호기·이상돈 교수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김광두 원장, 장하성·김호기·이상돈 교수 ⓒ 최지용

지난 2012년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교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당시 싱크탱크로 알려진 국가미래연구원의 김광두 원장(서강대학교 경제학과 석좌교수)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회동에서 이들은 최근 논란이 이는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사건과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 등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낮 서울 통인동 한 식당에서 있었던 오찬 회동에는 박근혜 캠프 쪽 김 원장을 비롯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문재인-안철수 캠프 쪽의 장하성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등 대선 당시 각 후보들을 지지했던 인사들이 참석했다. 또 특정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지만 대표적인 진보 경제학자로 대선 당시 최대 이슈였던 경제민주화 의제를 적극 제기했던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도 함께 자리했다.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난 이상돈 교수는 "정국도 어렵고 국민의 삶도 갈수록 어려워서 이런저런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고, 좋은 대통령 뽑고 좋은 정치를 만들려 애썼는데 결과적으로는 이렇게 다들 어렵게 된 것 같아서 우리도 좀 씁쓸하고 그런 생각을 나눴다"라고 말했다. 특히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사태와 관련해 "김광두 원장이나 저나 그런 걱정을 했는데, 혹시나 하고 우려하고 걱정한 부분이 현실로 나타나 할 말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현재 경제상황과 관련해 "많은 걱정을 했다. (회동한 인사 가운데) 경제전문가가 3명(김광두, 장하성, 김상조)인데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어려워지는 거 아니냐', '최경환 부총리가 전적으로 밀고 가는 것 같은데 걱정이 많다'는 게 각자 성향은 다르지만 공통적인 의견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경제정책이 일본을 따라가고 있고 일본보다 더 어려울 것이란 게 공통 의견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회동 참석자들이 정치에 깊이 관여한 경력이 있어 또 다른 정치적 모색을 하고 있는 것 아닌지를 묻는 질문에 "그건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여기 모인 사람 중에) 정치할 사람은 없지 않나"라며 "정치는 선거에 출마하는 건데 그럴만한 사람은 없다. (모임이) 필요 이상으로 주목을 받아 곤혹스럽다"라고 말했다. 차후 회동을 이어갈지 묻는 말에는 "이따금씩 만날 것"이라며 "우리가 못 볼 이유는 없지 않나"라고 답했다.

이상돈 교수는 대선 전 박근혜 대표 시절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을 맡았고, 대선에 들어가서는 정치쇄신특위 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비판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장하성 교수는 안철수 캠프에서 국민정책본부장으로 정책을 총괄하고, 이후 신당 창당 작업에도 참여했지만 민주당과 통합한 이후 현재는 사실상 안철수 전 대표와 결별한 상태다.

또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에서 정치혁신포럼 대표를 맡았던 김호기 교수는 후보단일화 이후 문재인 후보를 공식 지지한 바 있다. 그러나 대선 패배 이후에는 민주당 등의 영입제안이 있었지만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모임은 현실 정치에 깊숙이 몸담았던 '책사'들이 보수와 진보의 성향을 넘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국민행복추진위원장으로 경제민주화 정책을 주도한 김종인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는 당초 이날 회동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개인사정으로 불참했다.


#이상돈#김종인#김호기#장하성#김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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