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전날 <세계일보>가 추가 공개한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에 정씨가 이 의원(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을 '근본도 없는 놈'이라고 비하한 표현에 대해 메모를 적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저 보고 근본 없는 놈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맞는 말인 지 모릅니다. 호남 놈이 새누리당에서 활동중이고 새누리당 놈이 호남에서 네 번 씩이나 출마한 것이 근본 없는 짓인지 모릅니다"라고 적었다.
<세계일보>가 8일 추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문건에는 "이정현은 근본도 없는 놈이 VIP 1명만 믿고 설치고 있다. VIP 눈 밖에 나기만 하면 한 칼에 날릴 수 있다. 안 비서관(청와대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안봉근 제2 부속 비서관)이 적당한 건수를 잡고 있다가 때가 되어 내가 이야기하면 VIP께 보고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정윤회씨의 지시가 담겨 있다.
[9일 오후 9시 30분] 보도, 그 후 <오마이뉴스> 보도가 나간 후, 이 의원은 자신을 '근본도 없는 놈'이라고 지칭한 청와대 유출 문건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소회를 남겼다. 앞서 <오마이뉴스>가 단독 보도한 이 의원의 메모는 이 같은 소회를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이 의원의 페이스북 내용 전문이다.
"빈 총도 안 맞은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찌라시에 '이정현은 근본 없는 놈'이란 말이 있었다고 한다. 어떤 자리에서 누가 했는지는 모르지만 기분은 영 거시기 했다. 돌이켜 보면 당혹스러운 진실이긴 하지만, 이정현은 근본 없는 놈이 맞는 말일지 모르겠다. 새누리당 놈이 호남에서 19년 동안 네 번 씩이나 출마를 하고 호남 놈이 새누리당에서 30여 년을 활동하고 있으니 어느 쪽에서도 나는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 나는 늘 혼자였다. 긴 세월 동안 나는 참으로 외로웠다. 다시 생각해 봐도 근본 없는 놈에게 기회를 주고 국회의원에 당선시켜 주신 순천·곡성 분들의 따뜻한 격려가 너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그리고 근본 없는 놈에게 대통령 수석 두 번, 집권당 최고위원 두 번, 국회의원 두 번의 기회를 주신 대통령님과 새누리당 분들이 한없이 고맙다. 근본 없는 놈이라는 눈총이 나를 더 단련시켰다는 것, 그렇게 말했던 사람이 이 진실을 알면 그 분 기분도 나처럼 영 거시기 할까? 이정현은 이정현 다울 때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한다. 이정현 촌놈이고 그것이 이정현 다움이다. 어쩔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