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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노동자들, 덜 외로웠으면" 영화 <빅매치>, <관상> 등에 출연한 배우 김의성씨(사진 오른쪽)가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응원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앞서 13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은 쌍용차 평택공장 70m 굴뚝 위에서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덜 외로웠으면"영화 <빅매치>, <관상> 등에 출연한 배우 김의성씨(사진 오른쪽)가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응원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앞서 13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은 쌍용차 평택공장 70m 굴뚝 위에서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 이창근, 오마이뉴스

"위에 있는 사람들이 좀 덜 외롭게 느꼈으면 좋겠어요. 세상과 단절됐다고 느끼는 게 아니라, 어디선가 자신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해요. 쉽게 말해 '같이 좀 춥자'는 거예요."

체감온도 영하 4도의 날씨. 오후부터 폭설이 예정된 15일 낮 12시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배우 김의성(50)씨가 고공농성 중인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을 응원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김씨는 영화 <빅매치> <관상> 등에 출연한 중견 배우다. 바람이 매섭게 부는 광장에 이날 오전 9시부터 와 있었다는 그는, "생각보다 안 춥다"면서도 연신 장갑 낀 손으로 콧물을 훔쳤다.

지난 13일 오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은 쌍용차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며 70m 높이의 공장 굴뚝에 올라갔다.

김씨는 이들과 실제로 만난 적은 없다고 했다. 지난 2012년 한상균·복기성·문기주 등 3명의 해고노동자가 고공농성을 할 때, 김씨가 책을 녹음해 이들에게 보내줬고, 이를 위해 당시 대변인이던 이창근 실장과 연락을 몇 번 주고 받은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이후로는 트위터 등 SNS로 소통을 이어갔다. 

김씨는 "이렇게 직접 나와서 1인 시위를 해보는 것도 처음"이라며 "날씨도 춥고, 다리도 아프지만 이런 저의 작은 불편이 두 분(김정욱·이창근)과, 또 다른 해고자분들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을 응원합니다, 회계조작 부당해고 이후 26명이 숨졌습니다, 5년 동안 싸워 온 두 남자는 이 칼바람에 70미터 높은 굴뚝 위로 올라갔습니다, 쌍용차 해고자들을 회사로 돌려보내주세요!'라는 팻말을 들고 있었다.

"좀 전에 영상통화도 했었어요. 이창근씨가 '올라갈 땐 잘 올라갔는데, 막상 올라오니 무서워서 못 내려가겠다'면서 농담을 해요. 그리고는 이 공장 저 공장 보여주면서 여기가 어떤 곳이다, 꽤 길게 설명도 하는데… 그 설명을 쭉 듣고 있는데 목소리에서 '여기가 내 공장'이라는 자부심이 느껴져서, 괜히 제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1인 시위, 최대한 오래하겠다... 씩씩하게 내려오길"

"쌍용차 해고자들을 회사로 돌려보내주세요" 손 팻말 든 배우 김의성  오후부터 폭설이 예정된 15일 낮 12시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배우 김의성(50)씨가 고공농성 중인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을 응원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김씨가 든 팻말에는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을 응원합니다. 회계조작 부당해고 이후 26명이 숨졌습니다. 5년 동안 싸워 온 두 남자는 이 칼바람에 70미터 높은 굴뚝 위로 올라갔습니다. 쌍용차 해고자들을 회사로 돌려보내주세요!'라고 적혀있었다.
"쌍용차 해고자들을 회사로 돌려보내주세요" 손 팻말 든 배우 김의성 오후부터 폭설이 예정된 15일 낮 12시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배우 김의성(50)씨가 고공농성 중인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을 응원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김씨가 든 팻말에는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을 응원합니다. 회계조작 부당해고 이후 26명이 숨졌습니다. 5년 동안 싸워 온 두 남자는 이 칼바람에 70미터 높은 굴뚝 위로 올라갔습니다. 쌍용차 해고자들을 회사로 돌려보내주세요!'라고 적혀있었다. ⓒ 유성애

김씨는 앞서 고공농성 돌입 사실을 접한 뒤 자신의 트위터에  "높은 곳에 올라갔구나, 이 추운 날씨에… 기약 없는 싸움에 눈물이 난다, 잘 버티라고도 내려오라고도 못하고 속만 탄다"며 "같이 일하고 같이 먹고 살자, 좀 어려워도 다 같이 품위를 지키며 살 수 있다고 믿고 싶다"고 썼다. 이 실장도 트위터를 통해 그에게 "같이 (추위에) 떨겠다니 좀 덜 떨린다, 고맙다"고 답했다.

김씨는 "26명이 숨진, 너무나 비극적인 이 일을 이 사회가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싶다"며 "대법원조차 친자본적인 판결을 연이어 내리고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상식이나 양심은 있는 사회라고 믿고 1인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영화 일이 겹치지 않는 한 최대한 오래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두 분이 외롭지 않게, 건강하고 씩씩하게 빨리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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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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