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검토를 언급하며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한국시각) CN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절차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며 "검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필요한 요건들이 있다"며 "우리는 매일 같이 쏟아지는 언론 보도가 아닌 시스템을 거쳐 검토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2008년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해 현재는 쿠바, 이란, 시리아, 수단 4개국만이 남아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검토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소니 해킹 사건을 '사이버 반달리즘'으로 규정하며 "비용과 대가가 매우 크며 우리는 이것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이 전쟁 행위(an act of war)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소니가 요청했다면 영화 개봉 도왔을 것"앞서 소니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 시도를 다룬 코미디 영화 <디 인터뷰>를 제작했다가 해킹 단체의 사이버 공격과 테러 위협에 영화 개봉을 전면 취소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북한을 해킹 배후세력으로 공식 지목했지만 북한은 부인하고 있다.
소니 측은 "영화 개봉을 취소한 것은 극장들이며 우리는 이를 결정할 권리가 없다"며 "극장이 아닌 다른 플랫폼을 통해서 영화를 공개할 대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해커들의 위협에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 원칙이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지적하면서 의회에 새로운 사이버 안보 법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촉구했다.
영화 개봉을 취소한 소니의 결정을 "실수'라고 비판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만약 소니가 도움을 요청했다면 내가 직접 극장들과 영화 배포업자들에게 전화해 (영화 상영)을 부탁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쿠바와의 국교정상화, 러시아 경제 제재 등에 대한 의견도 함께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