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처럼 예쁜 아이들이 꽃처럼 한창 예쁠 나이에 꽃잎처럼 날아갔다. 손에서 놓으면 잃어버린다, 생각에서 잊으면 잊어버린다." (무한도전 라디오 데이 특집, 재석 노트)그리고, 크리스마스가 왔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즐거운 시간, 또 누군가에게는 아플 시간일 겁니다. 올해도 많은 사람들이 친구를 먼저 떠나보냈을 겁니다. 아이를 떠나보낸 사람도 있겠지요. 그리고 부모님, 형제, 자매, 남편, 아내…. 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어쩌면 너무나 슬픈 하루일 겁니다.
그들을 손에서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
그런데 어떤 사람은 이렇게 간곡히 말합니다. 먼저 떠나간 그들에게 크리스마스트리 옆 당신이 가장 아끼는 자리를 내줘야 한다고요. 그들을 손에서 놓지 말아야 하는 시간이 바로 크리스마스라고요. 찰스 디킨스의 <우리에게 크리스마스는>이란 동화를 소개합니다.
"환영하세요, 모든 것을! 환영하세요. 존재해왔던 것과 존재하지 않았던 것, 크리스마스 화로 주위 당신의 자리로 마음을 활짝 열어 환영하세요! 저기 그림자 속에서 싫어하는 사람의 얼굴이 불길 위로 슬쩍 끼어 들었나요? 크리스마스에는 그 사람을 용서해 줍시다! 그 사람이 내게 상처를 입혔지만 친해질 여지가 있다면 이리로 오라고 한 뒤 자리를 내주세요."크리스마스는 용서와 화해의 '생일'이니까, 변하지 않는 사랑과 희망을 잉태하는 날이니까요. 그래서 더더욱 크리스마스에는 "죽은 자의 도시에 그리운 그림자"도 밀어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오히려 "죽은 자의 도시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 도시의 말 한 마디 없는 주인에게서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들을 데려와야 한다"고 합니다.
"사랑스러운 여자 아이, 숙녀가 될 뻔했지만 결코 되지 못한 아이가, 기쁨이 넘치던 집에, 슬픈 크리스마스를 가져다주고는 발자국이 남지 않는 길을 따라 말이 없는 도시로 갔습니다. 너무 지친 나머지 들리지 않을 정도로 희미하게 속삭이고는 피곤해하며 마지막 잠에 빠져들던 그녀를 기억하나요? 어서, 그녀를 보세요! 그녀의 아름다움, 평온함, 변함 없는 젊음, 행복을 보세요!"그들에게 잠시 당신이 가장 아끼는 자리를...
먼저 떠난 친구에게도 자리를 내주라고 권합니다. "둘의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그려보고, 나이가 들면 어떻게 말하고, 걷고, 생각하고, 이야기할지를 함께 상상해 보며 즐거워하던" 그 친구 말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 친구 역시 당신을 위해 그랬을 테니까요. 그 친구라면 당신을 집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래요. 크리스마스 트리 옆 살아 있는 아이들 사이에서 너무나 엄숙하고도 너무나 아름답게 빛나는 아이 천사들을 바라보면서, 그 아이들이 어떻게 우리에게서 떠나갔는지를 괴롭겠지만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물론, 괴로운 일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찰스 디킨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바로 그 기억들이 산 자와 죽은 자를 이 땅에서 재회하게 해 줄 역사라고. 그러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부드럽게 그 기억을 맞이하도록 노력하라고요. 그것이 크리스마스니까요. 괴로운 기억이어도 떠오를 수밖에 없는 날이니까요. 그렇기에 더욱 사랑을 잊지 않는 날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모쪼록 그 아이들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꽃처럼 한창 예쁠 나이에 꽃잎처럼 날아간 아이들", 그들에게 크리스마스트리 옆 당신이 가장 아끼는 자리를 잠시 내줘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혹시라도 그들의 가족이, 그들의 친구가, 크리스마스라서 더욱 괴롭게 떠오를 기억을 조금이나마 부드럽게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요,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는 동화 같은 크리스마스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
"아저씨! 이번엔 '굿모닝 얄리' 불러주시면 안돼요?!""왜 안돼? 근데 그건 저기 나머지 애들 다 모이면 하자."삽화가 석정현씨의 그림이 페이스북에서 화제다.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학생들과 홀연히 대중 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이 백사장에서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상상을 묘사한 그림으로, 현재 9천명에 육박하는 네티즌들이 '좋아요'로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 그림을 본 네티즌들은 "너무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잃었던 2014년", "우리를 위로해주는 그림", "그림 한 장으로 가슴을 울린다", "아...울컥했다" 등의 반응을 남기고 있다. 댓글 숫자도 800여 개, 공유한 사람들도 4500명을 넘어섰다.
석정현씨는 24일 아침 자신의 페이스북에 삽화를 올리면서 "정말 간만의 개인 작업. 2014년을 이렇게 보내버리면 안 될 것 같아서"란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