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성탄전야인 24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을 방문했다. 박 시장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안부를 물으며 농성장 내 시설물을 점검했다. 박 시장이 광화문 농성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5개월만의 일이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6시 40분께,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농성장을 찾았다. 박 시장은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인 '민우 아빠' 이종철(47)씨와 '영석 아빠' 오병환(42)씨를 만났다. 두 사람은 지난 7월, 세월호 사고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한 뒤 줄곧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농성장 천막 안으로 이동한 박 시장은 유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박 시장은 두 사람에게 "오래 있으면 어찌됐든 몸이 상할 텐데", "밤에 추워서 몸살 날 것 같다", "혹시 불편한 것 없나"며 안부를 물었다. 이에 오씨는 "(박 시장)덕분에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천막 내 난로를 가리키며 "석유 냄새가 많이 나는 것 같다"며 "연소가 제대로 안 되는 것 같다"며 걱정했다. 또 커피를 건네 받자 "돈 주고 팔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해 주변인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텐트를 나온 박 시장은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와 인사를 나누며 10분 가량의 짧은 방문을 마무리했다.
박 시장 방문에, 유가족 "성탄전야여서 더 마음이 따뜻해져"
박 시장의 세월호 농성장 방문은 지난 7월 이후 약 5개월만의 일이다. 박원순 시장측 관계자는 "저녁 약속 있어서 근처에 왔다가 유가족들이 연말에 따뜻하게 보내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세월호 위로' 행보는 사고 이후부터 계속돼 왔다. 박 시장은 지난 6·4 지방선거 출마 선언을 앞두고 진도 팽목항을 방문해 유가족들을 위로한 바 있다. 또 재선한 뒤 직접 차를 몰고 팽목항을 방문하기도 했다(관련기사 :
박원순과 정몽준의 진도 방문, 이렇게 달랐다,
박원순, 가족여행 대신 8시간 직접 차몰고 팽목항으로).
박 시장이 떠난 뒤 오병환씨는 "박 시장이 저희들을 잊지 않고 찾아와줘서 감사한 마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보다 낫다"며 "성탄절 앞두고 다녀가서 마음이 더 따뜻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 방문 이후 광화문광장에서는 세월호 추모하는 성탄 미사와 성탄 예배가 이어졌다. 한국천주교 남자수도회와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는 오후 7시부터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304명을 기억하는 미사'를 진행했다. 또 기독교단체인 '교회 2.0'은 오후 7시 30분부터 세월호 농성장 내에서 성탄 예배 겸 문화제를 열고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