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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사회가 무너지고 상업을 통해 형성되었던 부르주아지 중산층은 자본주의의 허리가 되어 자본주의를 꽃피웠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고용없는 성장', '중산층 붕괴', '1퍼센트 부자가 갖는 파이 일곱 조각, 한조각 파이에 매달려 싸우는 99퍼센트의 반란' 등은 자본주의가 무너져가며 내는 신음소리처럼 들린다.

자본가의 탐욕은 끝이 없어 노동자들을 자신들의 탐욕을 채유기 위해 초고속 죽음의 질주를 시킨다. 한때 중산층으로 자본주의의 허리가 되어 자본가들 탐욕을 채워주던 이들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중간 계급의 노동자 역시 세계화와 정보화에 밀려 생존의 위기, 일자리 경쟁의 위기에 살아남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중산층이 붕괴하고 양극화가 심각해진 자본주의에 더 이상 미래는 없다고 전망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본주의 대신 어떤 사회를 꿈꾸어야 할까. 자본주의의 허리를 받쳐주던 중산층의 붕괴 이후에도 자본주의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자본주의는 미래가 있는가
자본주의는 미래가 있는가 ⓒ 창비
<자본주의는 미래가 있는가>는 이매뉴얼 월러스틴, 랜덜 콜린스, 마이클 맨, 게오르기 데를루기안, 크레이그 캘훈 등 5인의 공동 저작이다. 저자들은 자본주의의 전망에 대한 논의가 의미 있는 작업인지 되묻는다. 그러나 심각한 경기침체로 감지되는 거대한 움직임이 수면 위로 실체를 드러내는 모습을 보며 침묵할 수 없어 문제점을 짚어보고 전망을 논한다고 저술 이유를 밝혔다.

이 정치 경제와 사회학 분야의 대가들은 자본주의에 대해 더 이상 미래가 없다고 진단한다. 또 한편에서는 수정은 되겠지만 자본주의는 건재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펼치기도 한다.

긍정론이든 비관론이든 현재의 자본주의 체계는 붕괴하고 있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중산층이 붕괴하고 1퍼센트 자본가와 99퍼센트 노동자 사이에는 뛰어 넘을 수 없는 커다란 간극이 생겨 양극화가 심화되었다는 데 이견을 나타내지 않는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공동 서론 <다음번의 대전환>, 1장 이매뉴얼 윌러스틴의 <구조적 위기, 또는 자본주의가 자본가들에게 더 이상 이득이 되지 않는 이유>, 2장 렌들 콜린스의 <중간계급 노동의 종말: 더 이상 탈출구는 없다>, 3장 마이클 맨의 <종말이 가까울지 모른다, 그런데 과연 누구에게?>, 4장 게오르기 데를루기안의 <공산주의였던 체제>, 5장 크레이그 캘훈의 <무엇이 지금 자본주의를 위협하는가?>. 공동 결론< 진지해지기>다.

중간 계층이 붕괴된 자본주의, 건재할 수 있을까?

이매뉴얼 윌러스틴은 지난 500년간 존속한 자본주의 체제가 구조적 위기로 더 이상 자본가들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양극화가 심각한 구조적 붕괴 위기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근대세계체제는 평형 상태로부터 너무 멀리 이탈했고 자본가에게 자본의 끝없는 축적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지속될 수가 없다. 최하층계급은 더 이상 역사가 그들 편에 있다고 믿지도, 또한 그들의 후손이 반드시 그 세계를 물려받으리라고 믿지도 않는다. 요컨대 우리는 후속 체제를 둘러싼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구조적 위기 속에 살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구조적 위기와 총체적 난국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생존하고 있으며 인류 전체가 멸망하지 않는 한 어떤 형태로든 체제는 바뀔 것이고 인류는 생존의 길을 찾아낼 것이다.

과거에 중간 계급 노동자들은 육체노동자들보다 경쟁으로부터 더 안전하게 보호 받아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인터넷은 특히 멀리 있는 일터로 직접 이동해 노동할 필요가 없는 경우에 유효한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는 노동자들의 인력풀을 한층 더 광범위하게 창출한다. 현대의 세계화에는 또한 한층 더 빠른 국제 이동이 따른다. 경영직 전문직 종사자들은 전국 전역의 사업장으로 그들의 전문기술과 협상기술을 직접 이동시킨다. 이는 상층 중간계급 노동을 단일한 노동 시장으로 균일화하며, 경영이용을 절감하고, 고도의 전문 기술 노동조차 퇴출시킬 가망성을 높이는 파급 효과가 있다. 연결망의 확대는 일자리 경쟁을 더 격화시키고 중간 계급의 임금은 깎아내린다. 고도의 전문직·기술직 종사자들은 국가의 울타리로 보호받던 예전 그 어느 때보다도 훨씬 더 치열한 경쟁과 생존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 중간계급 노동자의 종말: 더 이상의 탈출구는 없다 중

랜들 콜린스는 기계에 의한 노동의 기술 대체와 노동의 유연화는 중간계급 생존을 위협하고 있으며 그 위협은 결국 중간 계급의 몰락만이 아니라 21세기가 끝나기 전 자본주의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라고 어두운 전망을 한다. 자본과 기술을 인간 위에 놓은 체제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며 인간은 기계나 자본보다 더 오랜 세월 삶의 역사를 이어온 주체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를 대체할 대안은 무엇일까?

이매뉴얼 윌러스틴과 랜들 콜린스는 자본주의에 더 이상  탈출구는 없다고 전망한다.  그들은 이미 19070년대 소비에뜨 공산주의 종말을 예언했다.

이매뉴얼 윌러스틴은 어떤 체제가 자본주의를 대체할 것인지 예측 불가능하지만 대안 체제는 자본주의 체자가 아닌 민주적이고 평등한 사회민주주의 체제를 통해 양극화 계층화 사회구조를 바꿔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매뉴얼 윌러스틴과 랜들 콜린스가 자본주의에 더 이상 탈출구가 없다고 전망했다면, 크레이그 캘훈과 마이클 맨은 자본주의의 붕괴는 자본가의 탐욕이 아니라 생태와 핵 재앙으로부터 올 것이라 예측한다. 자본주의는 온건한 사회민주주의의 형태로 자본주의의 생명력을 이어가게 만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반면 소련의 붕괴를 목격한 게오르기 데를루기안은 자본주의를 대체하는 체제가 공산주의 유형을 닮거나 사회주의 체제로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어떤 체제가 되었든지 다수의 노동자와 민중이 소수의 가진 자에 의해 억압당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손상 당하는 체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그런 자각은  세계화된 자본주의 구조를 올바로 간파하고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자본주의는 미래가 있는가/ 이매뉴얼 월러스틴 외 지음.성백용 옮김/ 창비/ 20,000원



자본주의는 미래가 있는가

이매뉴얼 월러스틴 외 지음, 성백용 옮김, 창비(2014)


#자본주의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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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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