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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품 사기와 분식회계가 드러나 지탄을 받은 데 이어 최근 매각설이 불거지는 등 계속해서 불미스러운 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홈플러스가 노동조합 탄압으로 다시 한 번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에 문제가 된 곳은 대구의 홈플러스 칠곡점이다.

 영업 중인 홈플러스 칠곡점 모습
영업 중인 홈플러스 칠곡점 모습 ⓒ 김지형

홈플러스 칠곡점 노동조합은 지난해 8월 결성됐다. 현재 조합원은 20여 명으로 모두 비정규직이면서 무기계약직인 직원들이다. 이들 중 몇 명의 조합원을 지난 13일 홈플러스 인근에서 만날 수 있었다. 지난해 노조 결성 당시의 이야기부터 들어봤다.

"당시 다른 건도 많았지만 연장근무 수당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한 달에 두 번하는 행사 작업과 연례 행사인 재고조사를 할 때면 늘 거의 밤샘 근무를 한다. 심한 경우에는 아침까지 하기도 한다. 평소에도 업무를 마치고 뒷정리까지 하다보면 30분에서 1시간씩 늦어지는 건 보통이다. 그런데 이런 초과 근무에 대해 전혀 인정해주지 않고 수당도 주지 않았다."

이에 직원들은 항의했지만, 거듭해서 초과근무가 인정되지 않고 묵살됐다는 것이다. 해당 관리자는 당시 해결이 안 되면 자기 사비를 털어서라도 주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며, 결국 유야무야 되면서 넘어갔다고 한다.

뿐만 아니다. 몸이 아파 병가를 쓸 경우에도 법적으로 보장된 연차를 먼저 쓰도록 강요받았다고 한다. 게다가 그나마 있는 연차도 원하는 날짜에 쓸 수 없고 관리자가 직원들의 의사에 관계없이 무작위로 배치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조합원들은 당시 본사 노조와 함께 6일간의 파업을 벌였는데 그 결과 초과수당 문제는 상당부분 해결됐다고 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때부터 일어났다.

"파업 이후 관리자인 대리가 조합원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노골적으로 시비를 걸고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구분하면서 조합원에 대해 업무 부담을 가중하고 업무 지시 후 수차례에 걸쳐 시간을 재촉하는 등 압박을 주고 있다. 대놓고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노조 결성 이후 관리자 압박, 차별대우 심해져

조합원과 비조합원간의 차별대우 사례는 이 밖에도 오전 서류 업무만 하더라도 이전에는 각자 월 1~2회 꼴로 돌아가던 당번이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월 10~12번까지 배정되고 있다고. 또 직원들의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사내 동아리도 조합원들의 선택권이 의도적으로 배제되고 있다고 한다.

휴무일자 배치도 마찬가지다. 월 9회 가량의 휴무 중 적어도 1~2번은 각자 원하는 날짜에 선점할 수 있는데 조합원의 경우만 유독 신청한 날짜에 휴무 처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안에 따라 경중이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조합원에 대한 차별이라고 보여지는 이야기들이었다.

이야기를 나눈 뒤 한 조합원은 "수년간 즐겁게 일해 온 직장인데 스스로 권리를 찾기 위해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이렇게 차별을 받으니 그동안 열심히 일한 자신에게 화가 날 지경이다, 조합원들 상당수가 스트레스로 인해 신경쇄약에서부터 생리불순, 하혈,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당장 그만두고 싶다고 호소하는 조합원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지난해 말 이런 상황에 대한 자료를 작성해 매월 여는 본사 간담회에 안건으로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2일에 접한 이에 대한 결과는 관리자와 직원들 간에 화합을 하고 잘 해결해보자는 정도의 이야기만 나왔다고 한다. 이때부터 조합원들은 외부로 도움의 손길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강북지역의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당부했다.

"칠곡지점 전체 직원이 210명이고 이중 비정규직이 170명이나 된다. 이중 조합원 수는 불과 20명에 불과하다. 가입율 12%의 힘없는 노조다. 최근 '갑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결국 약자에 대한 강자의 횡포가 아닌가. 사회적인 많은 관심이 절실하다."

사측 "자체 조사중으로 현재 별 문제 없어"

한편 이에 대해 홈플러스 칠곡점 관계자는 "매월 본사와 노동조합 본조 간에 간담회가 진행되는데 지난해 12월 31일에 있었던 간담회에서 칠곡점 조합원에 대한 부당한 처우문제가 다뤄진 것은 사실이다, 현재는 이를 홈플러스 대구지역 본부 노사관리담당 부서에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칠곡점에서 해당 관리자를 통해 조사한 바로는 직원들에 대한 차별이나 노동조합 탄압이 아니라 노동조합원들이 업무지시를 불성실하게 이행하면서 발생한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는 비조합원들에 대한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의 의견이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 칠곡점은 전국 100개가 넘는 점포 중 매출이 5~6위권에 드는 매출 효자 지점이다. 그만큼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수익이 이렇게 직원들, 그것도 노동조합 조합원들에 대한 압박과 차별대우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자랑스러운 일로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대구 강북지역 언론인 강북신문(www.kbinews.com)에 함께 실렸습니다.



#홈플러스#노조탄압#칠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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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살고 있는 두아이의 아빠, 세상과 마을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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