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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 퇴임하는 신영철 대법관의 후임이 될 후보자가 1차로 정리됐다. 최종 후보를 정하는 절차가 남긴 했지만 이번에도 서울대 법대 출신·50대·남성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김종인 가천대 석좌교수)는 14일 전체회의를 열어 신영철 대법관 후임 후보자로 강민구 창원지방법원장과 박상옥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한위수 변호사를 추천했다.

 14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신영철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한 인물들. 왼쪽부터 강민구 창원지법원장, 박상옥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한위수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
14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신영철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한 인물들. 왼쪽부터 강민구 창원지법원장, 박상옥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한위수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 ⓒ 대법원,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법무법인 태평양

추천위원들은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두 시간 가량 법원 안팎에서 추천한 심사 대상자들의 적격 여부를 심사했다. 대법관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은 물론 재산형성, 납세, 병역, 도덕성 검증을 1차 통과한 후보자들은 모두 세 명으로, 법관 출신이 2명, 검찰 출신이 1명이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 가운데 한 명을 최종 후보로 정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법원 내부 인사로는 강민구(56·사시 24회)지법원장이 눈에 띈다. 경북 구미 출신인 그는 서울중앙지법과 대전고법,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거쳐 지난해부터 창원지법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 경기 시흥태생 한위수(57·사시 21회) 변호사는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소속이지만 서울고법 부장판사까지 역임한 법관 출신이다.

검찰 출신으로는 박상옥(58·사시 20회) 원장이 물망에 올랐다. 그는 대구 출신으로 1984년 검사 생활을 시작, 2008년 서울북부지검장을 끝으로 개업했다. 한동안 법무법인에서 일한 그는 2012년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지난해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으로 취임했다. 박 원장이 최종 후보자로 낙점된다면 안대희 대법관 이후 명맥이 끊겼던 검찰 출신 대법관이 다시 등장하는 셈이다.

"사회의 다양한 가치 아우른다"더니... 결국 '모범답안'

 대법원 전원합의체(자료 사진).
대법원 전원합의체(자료 사진). ⓒ 대법원

대법관후보추천위는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적격자를 추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또 김종인 위원장은 "후보자들은 법률가로서 뛰어난 능력과 자질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아우른다"며 "대법원이 우리나라 최고 법원으로서 헌법적 사명을 다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는 풍부한 경륜과 인품에 도덕성과 청렴성까지 두루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서울대 법대 출신인데다 두 명의 고향은 TK(대구·경북)다. 최종 후보가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법관 경력을 가진 인물이 두 명인 점은 대법원이 또 다시 '법관 순혈주의'를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 대법원의 김소영·박보영 대법관 등 현직 대법관 중 여성이 두 명 있지만, 후보자 중에 여성이 없는 점도 '대법관 다양화'라는 사회 요구에 못 미치는 모양새다.

결국 누가 되든 대법원의 보수색채가 더 짙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대법원이 대법관 구성을 지나치게 순혈주의에, 승진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너무 한 목소리만 가지려고 해서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는 "세 후보자 가운데 최종 후보가 누구더라도 사법부의 계층화와 관료화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사법부를 완전히 고립된 섬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후보군이 적다고 하지만 그건 후보군을 바라보는 눈의 차이일 뿐"이라며 "후보자추천위가 대법관 후보자의 자질을 사건을 빨리 처리하는 능력 등 특정 자격 요건만 따졌는지, 딱 한 방향만 보고 후보자를 뽑은 것 같다"고 했다.


#대법원#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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