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2013년, <오마이뉴스>는 '마을의 귀환' 특별기획을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위험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대안으로 마을공동체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마을의 귀환 시즌2는 '1인가구 공동체'에 주목합니다.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는 1인가구와 마을공동체, 언뜻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데요. '1인가구'와 '공동체', 나아가 '마을'의 만남은 가능할까요. '탈고립', '탈가족주의', '탈자본주의', '탈도시'... 1인가구를 위한 마을사용설명서, 지금 공개합니다. [편집자말] |
궁상맞은 독신 vs. 화려한 싱글. 한국 사회에서 1인가구를 바라보는 양 극단의 이미지다. 결혼도 '못한 채'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며 외로움에 몸서리치거나,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좋은 집에서 럭셔리한 차를 몰며 자유로운 싱글라이프를 즐기거나. 혼자 살지 않는 사람들은 혼자 사는 이들의 삶을 마음대로 판단하고 낙인찍는다. 미디어 속에서 재현되는 혼자 사는 이들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다.
노명우 교수는 자신의 책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에서 혼자 사는 이들에 대한 상상적인 관념을 '싱글리즘'이라고 부른다. 동양에 대한 서양의 상상적인 관념 체계인 '오리엔탈리즘'에 빗댄 것이다.
"혼자 살지 않는 사람들은 혼자 사는 사람조차 낯설어하는 상상적 이미지를 혼자 사는 사람에 관해서 만들어내고, 이 이미지에 따라 혼자 사는 사람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판단하고 참견하고 간섭하고 조언한다."(<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중에서)여기, 혼자 사는 30~40대 여성 4명이 있다. 1인가구로 산 지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8년이 된 이도 있다. 이들은 1인 여성가구 협동조합인 '그리다 협동조합'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혼자 그리고 더불어 사는 여성들의 잡지'를 표방하는 <1인용 행복>을 함께 펴내기도 했다. 지난 9일, 궁상맞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유쾌한 '언니들'을 만나 수다를 떨었다. 좌담회는 그리다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카페 '어슬렁 정거장'에서 진행됐다.
혼자 살아본다는 것 - 자기소개를 해 달라. 여진 : "그리다 협동조합 상근이다. 이전에는 여성민우회에서 활동했다. 그리다 협동조합 조합원 교육, 프로그램 기획을 맡으면서 그리다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카페인 '어슬렁 정거장'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엄마 집에서 독립해 혼자 살고 있다."
반다 : "지금 공식적으로는 휴직 중이고, 사회단체에서 활동했다. 스무 살에 독립해서 혼자 산 지는 올해로 19년 차다."
신치 : "<1인용 행복> 잡지를 만들 때는 그리다 협동조합에서 같이 일을 하고 있었고, 지금은 '장애인 문화예술 판'에서 일하고 있다. 스무 살부터 혼자 살다가 가족이랑 살았다가 또다시 독립했다."
강위 : "모 출판사에서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저도 스무 살에 부모님으로부터 나와 살았는데 언니나 친구하고 살다가, 혼자 산 지는 8년 됐다."
- 혼자 사는 이유는? 강위 : "살다보니….(웃음) 가장 크게, 저는 대학을 가면서 부모님이랑 사는 지역이 달라졌다. 그 이후에 학업을 마치고 내가 사는 공간을 선택했을 때 그 당시에 저랑 같이 살고 싶은 사람이 없었다. 그게 친구든 애인이든 가족이든.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는 가운데서 다른 사람이랑 살지 않겠다는 게 선택일 수는 있는데, 너무 혼자살고 싶다거나 싱글라이프를 꿈꾼 건 아니었다."
반다 : "저는 혼자 사는 게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다. 저희 집이 3대가 같이 사는 대가족이었다. 8명이 같이 살았다. 직계가족 이외에도 친인척들이 우리 집에 와서 사는 경우도 있었고. 10대 때 빨리 독립하는 게 꿈이었다. 스무 살에 대학가고 독립하면서 혼자 살다가 20대 중반에는 여성운동 하는 친구들이랑 공동체처럼 같이 살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또 혼자 살다가 애인이랑 살다가…. 최근에는 하우스 메이트와 함께 살고 있다."
신치 : "'여진'은 <1인용 행복> 작업을 하던 중에 독립했다."
여진 : "'임대'가 당첨이 돼서….(웃음) 혼자 살아보니까 느끼는 게 뭐냐면, 같이 잘살려면 혼자 사는 경험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자기 삶을 리드해나갈 수 있는 훈련의 경험. 혼자 살다가 다른 사람과 함께 살 수도 있는데, 그때도 혼자 살아보는 경험은 중요하고….(반다가 웃자) 왜 웃어?"
반다 : "아니, 가장 최근에 독립 몇 달차인데….(웃음)"
여진 : "그런 거 많이 느낀다. 공동체가 성숙하려면 혼자 살아봐야 한다."
강위 : "개인적인 이야기일 수 있는데 혼자 살아본 경험이 있는 애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삶의 태도가 다르지 않나? 혼자 안 살아본 사람들은 손이 너무 간다.(일동 웃음) 누군가가 다 해주기 때문에. 제 친구가 결혼했는데 남편이 화장실의 불은 혼자 꺼진다는 걸 알았다고 하는 걸 보고.(웃음)"
반다 : "어느 자료에서 봤는데, 혼자 살아본 경험이 있는 남성은 맞벌이 부부가 됐을 때 훨씬 가사분담을 잘한다고 하더라. 우리 사회에서 한 인간이 개인으로 살아가는 경험은 최근의 일이다. 계속 혈연가족 안에 있다가 결혼을 통해 다른 가족을 구성하게 되면, 집단을 이동하는 형태였으니까. 1인가구가 많아지고 이렇게 이슈가 된 건 최근이다. 1인가구가 많아지면서 개인으로서의 경험 평균치가 사회적으로 확 올라가지 않을까. 평균적인 자기 돌봄 능력도 올라갈 것 같다."
신치 : "독립을 하겠다고 엄포를 놨을 때 엄마가 코웃음 치면서 그러더라. '니가 돈도 제대로 못 벌면서 과연 나가서 혼자 살 수 있겠냐, 나가보면 지금처럼 (집에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세금 하나 안 낸 걸 고마워 할 거다.' 그런데 나와서 살면서 내 재정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 마이너스 때문에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편하겠다' '외롭지?'... 왜 다 안다고 생각할까
- 이야기를 듣다보니, 반성 아닌 반성이 됐다. 저도 결혼 전까지 혼자서 거의 10년을 살았다. 자기 돌봄 경험? 사실 저는 제 자신을 거의 방치하면서 살았다. 밥도 제대로 안 챙겨먹고, 맨날 밖에서 사먹는 밥 아니면 인스턴트 식품…. 어쩌다 한 번씩 요리(?)를 해도 먹는 것보다 버리는 게 더 많았다. 여진 : "대부분 다 그렇다. 20대에 자취하면 특히. 자신의 삶을 관리하는 방법을 누가 가르쳐주지 않으니까. 그래서 같은 삶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필요한 거다."
강위 : "저도 10년은 그러고 살았다. 보통 혼자 살다가 결혼을 기점으로 '살림'으로 넘어간다. 그런데 저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한 서른 즈음이었나. '나는 결혼 계획이 없고 앞으로도 외부적인 계기가 없을 텐데, 계속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 내 스스로 기점을 만들어야겠다.' 그 시기와 맞물려서 그릇에도 관심이 생기고.
남들이 '혼자 산다' 그러면 '자취하냐'고 그런다. 나는 자취를 하는 게 아니다. 소규모 살림을 하고 있다. 지금은 누가 자취하냐고 물어보면 무척 싫다. 잘해서가 아니라, 어쨌든 저도 제 규칙이 있고, 제 생활의 틀을 갖춰가고 있고, 제 살림을 하고 있는데…. 그런 생각도 있다. '결혼을 해야 어른이 되고 인간이 된다'는 사회적 압박, 그런 게 너무 싫었다. 그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반다 : "자취라는 말에는 '임시적'인 이라는 게 포함돼 있는 것 같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1인가구가 결혼의 전 단계라고 인식한다. 혼자 살든 둘이 살든 살림이라는 걸 해야 하는데, 1인가구 안에서는 그게 생략된 삶인 것처럼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 1인가구라고 하면 라면과 일회용품이 집안 가득 있을 것 같거나 아니면 럭셔리하거나. TV에서 보여주는 양극단의 이미지가 있다. 사실 대부분의 1인가구는 양 극단보다는 그 사이에 있는데…. 그런 것들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소수자들은 거의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소수자라고 했을 때 그 사회에서 소수자 그룹을 보는 특성 중 하나가 아주 화려하거나 아니면 아주 비참하거나. 장애인도 그렇고 성소수자도 그렇다."
강위 : "내 옆에 있는 사람이 혼자 사는데 무척 찌질하지도 않고 엄청 잘 나지도 않고 신혼인 나랑 비슷하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 '강위야, 너도 언젠가 결혼을 하고 그래야….' 다수의 세계에서는 그게 자연스럽고 익숙한 거다. 내 삶도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은데. 결혼한 너에 비해서 엄청 잘 나거나 아니면 맨날 인스턴트 쌀밥만 데워먹는 건 아닌데. '나도 현미밥 먹어. 밥 그릇 두 개 아니야(일동 웃음).' 아니면 막 '혼자 살면 너는 여행도 많이 다니고 좋겠다'. 아니, 나는 가난하고 시간도 없고 여행을 못가는 건 너나 나나 마찬가진데."
여진 : "혼자 사니까 자유롭고 시간이 많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는 데 들어가는 시간은 똑같은데. 그런데 혼자 살면 간단하고 뭐든 쉽고 뭐든 자유롭다고…."
반다 :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게, 사람들이 혼자 사는 삶에 대해 너무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를테면 저는 결혼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혼한 삶에 대해서 수많은 간접 경험은 있지만 결혼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1인가구의 삶에 대해서는 다 안다고 생각을 할까. 대강 먹어도 되고 애 없으니까 챙길 것도 없고…."
강위 : "'혼자 살면 편하겠다' 아니면 '무척 외롭겠다' 그러는데 외로움의 순간이라는 것은 결혼을 해도 애가 있어도 마찬가지 아닐까."
반다 : "결혼하는 삶이 다양하듯 혼자 사는 삶도 다양하다. 다양한 삶의 결이 있다."
혼자 사는 이들의 '건강두레'를 제안한다
"원래 몸이 아프면 서럽다. 그건 누구나 다 마찬가지다. 혼자 산다는 건, 아플 때 즉각적으로 도움을 줄 사람이 옆에 없다는 걸 의미한다. 한밤에 열에 달떠 차가운 물 한 잔을 마시고 싶어도 '물을 마시고 싶어, 마시고 싶어', 괴로워하며 자다깨다를 반복한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거다."(강위)"수면 내시경으로 마음을 일단 정하고 나니 검사 후 마취에서 깨어날 때에는 반드시 동행자가 있어야 한다고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누구랑 가야하지? 80세의 아픈 엄마와의 동행은 어렵겠다. 그렇다면 나는 누구와 갈 수 있을까?"(여진)- <1인용 행복> 중에서- <1인용 행복> 창간호의 주제는 '건강'이다. 아프다는 것,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스스로 자신을 돌봐야 하는 1인가구에게는 특히 두려운 일이다. 강위, 반다, 신치, 여진 그리고 이날 좌담회에 참석하지 못한 소소는 자신이 겪었던 신체적·정신적 아픔의 경험을 잡지에서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주제를 '건강'으로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신치 : "잡지를 만들기로 했을 당시, 기획자들이 직면해 있었던 문제가 건강이었다. 강위 같은 경우에는 수술을 앞두고 있었고 반다는 여러 가지 질병을 거쳐 왔고 여진은 위내시경을 혼자 받으러 갈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고 저는 우울한 시기를 보냈고…. 소소는 건강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왠지 아플 것만 같아서 기피하는 주제였다. 혼자 사는 여자들한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건강이다."
반다 : "사회적으로 돌봄 시스템이 너무 잘 안 돼 있다. 병원에 가더라도 요즘은 가족간병이 필요없는 병원 이런 걸 시도하는 곳도 있던데 기본적으로 가족간병을 전제하거나 비싼 간병인을 써야 하거나. 수술을 하더라도 혈연가족이 와서 사인을 해야 한다. 병원에 가면 의사가 혼자 오는 것에 대해 걱정한다."
여진 : "잡지에 '병원동행'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데, 이 잡지를 통해 그런 것들을 만들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건강이라는 게, 1인가구에게 불안한 주제다. 그래서 더 피하고 싶은 주제일 수도 있고. 혼자 아팠을 때 치료비뿐만 아니라 모든 걸 혼자 부담해야 하고 현재를 저당 잡힌 듯한….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이 잡지를 통해 서로 공유하면서 고민 해결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반다 : "'건강두레' 같은 걸 생각해봤다. 사회적 돌봄 시스템은 없는데 우리는 아프니까. 병원동행도 해주고, 의료비 같은 것도 목돈이 들어가니까 함께 나누는 식으로…. TV에 보면 사보험 엄청 많이 판다. 다들 불안하니까. 그런 식 말고 우리끼리 보험을 만드는 거다. 정서적으로도 서로 케어해주고."
'기승전결혼' 사회... 혼자 그리고 더불어 잘 살기 위해
- '1인 여성가구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혼자 사는 법을 함께 배워간다' '1인 여성가구들의 역사를 우리가 직접 기록한다' '1인가구의 독립과 분리, 그리고 연결에 대한 욕구를 채우다'. <1인용 행복>의 기획 취지다. 잡지에는 건강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1인가구를 위한 맞춤 레시피, 일상에서 혼자놀기 비법, 1인가구 여성이 알면 좋은 서울시 정책 등 1인가구를 위한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반다 : "1인가구들이 다양한 삶의 형태와 고민을 갖고 있는데, 미디어에서 그려지는 건 정해져있다. 몇 달을 1인가구로 살든, 아니면 저처럼 비혼주의자로 살건 그런 목소리들이 어떤 잡지의 트렌드처럼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게 아니라 축적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보통 마을공동체는 물리적인 지역성을 기반을 한다. 물리적인 공간을 중심으로 묶는 것도 좋지만, 1인가구 여성들이 삶의 가치를 정서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이런 커뮤니티로서의 마을도 1인가구들한테 필요하다. 다양한 1인가구 여성들의 삶을 기록하고, 우리들 안에서 서로의 삶을 배울 수 있는. 물리적으로 같이 살지는 않지만 정서적인 커뮤니티인 거다."
여진 : "2년마다 올라가는 전셋값과 월세. 1인가구들은 물리적으로 묶이기가 어렵다."
강위 : "저희가 농담반 진담반, 명절에 <1인용 행복>을 가방에 몇 권씩 넣어가서, 요즘 중고등 학생들도 카페 같은 데 많이 가니까 그런 곳에 슬쩍 흘리고 오자고 했다. 전국적으로 확산이 될 수 있게. 어쩌면 이 잡지가 다른 삶이 가능하다는 단서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어디서 사는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살고 있다는 걸 10대에 발견을 하면 더 좋지 않을까.
다른 삶이 있다는 걸 알고 모르고는 인생에서 뭔가를 선택할 때 중요하니까. 그게 없으면 '나도 당연히 결혼을 해야 하나, 그것밖에 없나'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유해하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우리는 좋은 거 먹고 건강하게 사는데 유해매체가 돼서…. '혼자 사는 법을 알려준다니, 불온하다' 이러면 어쩌지.(웃음)"
반다 : "이미 그러고 있다. 저 이기적인 것들 때문에 저출산이 많아지고 1인가구가 많아져서 우리 사회가 점점 개인화되고 파편화되고 1인가구들은 다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일 것 같고…. 1인가구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불안이 있다. 가족제도가 무너지고, 이 사회의 공동체가 무너지고…. 무슨 막장드라마처럼, 혼자 사는 여자들이 많아져서 결혼한 여자의 안전이 위협당하고…. (웃음) 그래서 저희가 회의 초반에 농담 되게 많이 했다. '우리는 외계에서 온 신생명체인가!'라고."
강위 : "저희 엄마는 제가 친구들 이야기하면, '같이 있을 때나 좋지, 걔네 다 결혼하고 나면 너만 남을 것이다.' 악담을 한다. 이건 기승전결혼, 전원결혼사회다."
반다 : "전원이 결혼을 해야 하고, 전원이 결혼을 권하는 사회."
여진 : "사회시스템 자체가 4인 가족 중심으로 많이 돼있다. 병원 문제도 그렇고 주거의 문제도 그렇고 소비의 문제도 그렇다. 1인가구는 지금의 시스템이 전부가 아니고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는 걸 이야기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공공의 적'이 되는 것 같다."
- 모두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이른바 '정상가족'을 이루며 '다수의 삶'을 살기를 강요하는 사회, 그러한 삶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이들을 둘러싼 불편한 오해들. 미디어는 앞다퉈 1인가구를 하나의 트렌드처럼 다룬다. 하지만 여전히 1인가구는 이 사회의 소수자일지 모른다. 강위 : "우리는 당신 옆집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특별하지 않다. 우리 이야기를 듣고 1인가구 여성들이 '아, 나도 그래'라는 생각을 해주면 제일 좋을 것 같다."
여진 : "우리가 자신의 이야기를 한 이유는 비록 나는 혼자 겪었지만,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더불어 잘살고 싶으니까."
2014년 1월 개소한 '그리다 협동조합'은 1인 여성가구를 위한 협동조합이자, 서울시 마을기업이다. 그리다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공간인 '어슬렁 정거장'은 마포구 동교동에 있다. 1층은 카페, 2층은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2015년 1월 현재 조합원 수는 120명 정도다.
그리다 협동조합은 1인 여성가구의 다양한 쉐어링(나눔) 모임인 '어슬렁 쉐어링'을 진행하고 있다. <1인용 행복>을 함께 만든 소책자 기획팀은 지난해 6~7월 그리다 협동조합에서 진행된 타로 강좌를 함께 들으면서 만났다. 보통 10여 명이 참석한다. <1인용 행복>은 서울시의 후원을 받아 제작되었다.
수강료는 조합원들을 위해 10시간 동안 재능기부를 하면 된다. 수강생 중 누군가는 건강한 밥상 만들기, 누군가는 발레와 스트레칭, 또 다른 누군가는 심리치유 수업을 했다. 소책자 기획팀은 잡지를 만드는 것으로 재능을 기부했다. 이외에도 글쓰기 모임, 생태 드로잉 모임 등 다양한 모임이 그리다 협동조합에서 열렸다.
또 다른 한축은 생기랑마음달풀 연구소. 여성의 치유와 성장을 돕는 상담과 교육이 진행된다. 카페 어슬렁 정거장에서는 공정무역유기농 커피와 건강한 1인 밥상을 맛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1인용 행복> 창간호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 '어슬렁 정거장' 또는 인터넷 http://goo.gl/TqR6cK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