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안희정 충남지사(자료사진).
안희정 충남지사(자료사진). ⓒ 충남도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난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 대개조를 말했을 때 지방자치와 개혁으로 이어지길 기대했지만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주최 '지방분권 정책박람회'에서 특강 연사로 나서 지방자치 분권에 역행하는 최근의 흐름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지난해 서울 및 전국 광역시의 기초의회 폐지 등의 방안을 낸 것을 겨냥해 비판하기도 했다. 안 지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지방자치 정책에 대해 "중앙집권 시대의 인식 그리고 대중의 의식을 탓하는 데서 출발한 각론"이라고 혹평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개헌 논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안 지사는 강창희 전 국회의장 당시 의장 산하 헌법개정자문위에서 헌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지방자치 관련 분권 내용을 단서조항으로 제외한 것을 지적했다. 그는 "당시 이유를 물어보니 '아직 국민의식이 못 따라왔다'고 했다, 흔히 아이를 키울 때 의식이 못 쫓아온다고 권한을 주는 것을 유보할 때가 있다"라고 평했다.

또 안 지사는 "스웨덴 '직접민주주의연합' 의장이 지역을 방문했을 때 '직접민주주의에 대해 포퓰리즘, 우중정치 등으로 시기상조라는 얘기가 없느냐'고 묻자 '무엇이 실패한다면 대중의 실패가 아니라 제도의 실패'라는 답변을 들었다"라면서 "계몽군주처럼 모든 것을 가르쳐야 한다고 하는 지도자는 민주주의 지도자가 되기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즉, 국민의 인식수준을 문제 삼아 '시기상조'라면서 지방자치 분권을 가로막는 것 자체가 반(反)민주주의적 행태라는 주장이다.

안 지사는 '비효율성'을 이유로 지방자치 분권화를 막는 것 역시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민주주의의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바위덩어리는 시기상조라는 논리와 효과·효율이 떨어진다는 논리"라면서 "지방자치야말로 (민주주의의)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지방자치의 비효율성을 언론에서 부풀린 것이라고도 일갈했다. 안 지사는 "'지방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지방의회의 부패' 같은 언론보도는 국민에게 (지방자치에 대해) 잘못된 이미지를 전가하고 있다"라면서 "(언론보도와 달리) 공직사회 전체의 부패에서 지방정부의 수준은 평균적으로 보통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선거권 확보됐다고 민주주의 확보된 것 아니다"

안 지사의 주장은 사실상 개헌과 정치제도의 변혁으로 연결됐다. 그는 "선거권이 확보됐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확보된 것은 아니다, 제도는 더 진화해야 한다"라며 "여전히 많은 이들은 대통령이란 이름에 대해 '왕도정치'라고 표현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51%를 얻은 다수파가 백지수표를 위임받은 것처럼 행동하려 하고 소수파는 극심하게 저항하며 다수파에 책임을 전가한다"라고 꼬집었다. 지금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헌을 통해 혁파해야 한다는 주장과 궤를 같이 하는 발언이다.

무엇보다 안 지사는 "지방자치가 국가운영의 행정효율을 더 하는데 유리한 제도임을 홍보하자"라면서 "재정과 권한을 두고 중앙정부와 권한쟁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풀뿌리 동네자치를 강화시켜서 국가효율성을 더하는 동시에 '주권재민'(主權在民)을 확실히 하자"라고 호소했다.

또 "박 대통령이 국가대개조를 말했을 때 지방자치와 개혁으로 이어지길 기대했지만 아무 것도 진행되지 않았다"라며 "우리가 어떠한 형태로든 국가를 개조해내야 한다, 관료제 형태도 혁신하고 정당도 개혁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안 지사는 특강 전 기자들과 만나 여러 정치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특히 당 안팎에서 자신을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하는 것에 대해 그는 "도지사로서 지방정부를 잘 이끄는 게 저의 가장 큰 관심사"라면서도 "아직은 과찬의 말씀이다, 격려의 말씀으로 새겨듣겠다"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고동완 기자는 21기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안희정#새정치#박근혜#지방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목마름을 해소할 생수 같은 기자가 되겠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스스로를 물어보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