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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신공항을 놓고 대립각을 세워왔던 부산과 대구·경북·울산·경남이 사전 타당성 검토를 정부에 일임하기로 합의하고 유치경쟁을 벌이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그동안 가덕도에 공항 유치를 주장해왔던 부산과 경남 밀양 공항 유치를 주장해왔던 영남 4개 시·도의 과열 경쟁이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서병수 부산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기현 울산시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 5명은 19일 오후 대구 수성관관광호텔에서 '제7회 영남권 시도지사협의회'를 열고 "정부에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를 일임한다"라고 밝혔다.

영남 5개 시·도지사 "사전타당성 검토 정부에 일임"

이들은 비공개 협의회를 갖고 영남권 신공항과 관련해 ▲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정부가 외국 전문기관에 의뢰해 결정하도록 일임 ▲ 용역 기간은 1년을 초과하지 않는다 ▲ 5개 시·도는 유치 경쟁 등을 하지 않는다 등 3개 조항에 합의했다.

하지만, 비공개 협의에 들어가기 전 모두 발언에서는 서병수 부산시장과 홍준표 경남도지사 사이에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공항 명칭에 있어서도 부산은 '동남권 신공항'으로, 4개 시도는 '남부권 신공항'으로 불러왔다.

그동안 민자유치를 통해서라도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던 서병수 부산시장은 "민간자본을 유치해 정부와 함께 만들자고 제안해왔다"라면서 "부산은 360만의 대도시로 제대로 된 국제공항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서 시장은 이어 "부산은 부산이 필요한 공항을 짓고, 대구는 대구가 필요한 공항을 지으면 된다"라면서 "더 이상 물밑 이야기보다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필요하다면 공개 TV 토론도 제안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홍준표 경남지사는 "지난해 10월 영남권 5개 지자체가 합의한 대로 정부에 백지위임을 해야 한다"라면서 "영남권의 분열은 더 이상 안 된다"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어 "5개 지자체가 합의를 했으면 국가서 책임지고 수행하면 된다"라며 "공항이 제외된 지역은 국책사업을 받을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하자"라고 제안했다.

"남부권 경제공동체 도움되도록 협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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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비공개회의에서 합의안을 도출해낸 시·도지사들은 환하게 웃으며 서로 손을 맞잡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남부권 경제공동체에 도움이 되도록 큰 틀에서 협력하자"라고 말했고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신공항은 국가공항이니 국가가 주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상생·협력을 통해 도약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라면서 "각자의 입장을 떠나 영남권 5개 공동운명체를 만든다는 대명제를 실천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영남권 시·도지사들은 또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수도권과 지방의 경제격차 완화 등 지방 발전을 위한 획기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수도권에 연구개발 투자(42.4%), 대기업 본사(100대 기업 중 86곳), 상위권 대학(20개 순위 중 16곳), 문화콘텐츠산업(86.2%) 등 규제가 약한 신산업이나 고부가가치 분야가 집중돼 있어 지방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요우커 600만 시대를 맞아 영남권만의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요우커 유치를 위한 공동 관광상품을 개발하기로 하고, 일자리 창출 및 우수 중소기업 홍보를 위해 오는 5월 14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영남권 통합 일자리박람회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