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이 너무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저희가 더 고맙고 힐링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숙박 서비스업은 친절도가 생명이지만 가끔 경우 없는 손님들을 만나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거든요. 그렇기에 손님들의 맞친절은 오히려 저희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었습니다."윈리조트(서귀포시 사계리 소재)는 2013년부터 매년 5월이 되면 경기도 분당 지적장애인협회 회원 십수 명을 리조트로 무료로 초청해 관광안내 및 숙소와 식사를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3년 전, 분당 지적장애인협회 회원들은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 제주에 여행을 오게 된다.
당시 이들은 윈리조트에서 숙박을 하며 다시 육지로 돌아갈 때 리조트 관계자들에게 덕분에 너무 잘 쉬었다고 밝게 웃으며 연방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배정규(41) 대표는 "리조트에서는 정당하게 숙박비 등 받을 것을 다 받고 친절하게 모셨을 뿐인데 그분들께서는 그렇게 고마워 하시며 몸둘 바를 몰라 하셨다"며 "오히려 저희는 장애인들이 오시니까 다른 손님들께 불편을 드리지는 않을까 염려하는 이따위 생각들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예상치 않은 '감동의 후폭풍'을 받은 배 대표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들이 돌아간 뒤, 긴급회의가 진행됐다.
한 직원이 지적장애인들처럼 사회적 약자인 분들을 리조트에 무료로 모셔서 그분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우리가 힘이 날 것 같다고 제안을 했고, 배 대표는 직원의 제안을 받아들여 돌아간 그들에게 조심스럽게 연락을 해 보라고 지시를 했다.
그러자 '뜻밖의 선물'을 받은 분당 지적장애인협회 관계자는 윈리조트의 선의의 제안에 첫 마디로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또 윈리조트는 지난해 지역사회 환원 일환으로 독거노인과 한부모 가정,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조손 가정 등 생활이 어려운 서귀포 이웃들에게 월 2회 10여 명에게 무료 숙박 및 조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배 대표는 "리조트가 단순히 금전적 이윤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면서 "서귀포 지역에 있는 리조트이기에 서귀포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이런 작은 이벤트를 통해 기쁨을 안겨 드렸으면 했다"고 돌이켰다.
이뿐만 아니라 탈북 출신 예능인들로 구성된 서울평양아리랑 예술단을 초청, 마을 주민들을 위해 사계리 복지회관에서 수준 높은 공연을 주최하기도 했다.
배 대표는 "사계리 마을에서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기에 사회 환원 차원에서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뭔가 기쁨을 드릴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 그런 계획을 하게 됐다"면서 "특히 마늘값도 폭락하고 세월호 사태 등 세상 돌아가는 것도 뒤숭숭해 웃기 힘든 시기에 모쪼록 마을 어르신들께 조금이라도 작은 즐거움이라도 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정두(51) 사계리장은 "지금까지 마을 자체 행사나 도 차원에서 이벤트는 있었지만 마을에 들어와서 사업하시는 분이 마을주민들을 위해 행사를 기획하고 경비일체를 지불하며 공연을 한 적은 없었다"며 "마을 발전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셔서 상당히 고마운 마음을 느낀다"고 밝혔다.
리조트 운영 4년차 접어든 윈리조트는 오늘(22일)부터 손님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조식 메뉴에 시가 1만5000원 상당에 해당하는 새로운 메뉴를 추가시켰다. 모두 제주스런 것들로 구성된 제주톳으로 만든 떡과 꿩엿 그리고 육지한우보다 단가가 30% 비싼 보들결 제주한우가 바로 그것.
배 대표는 "비용을 떠나 손님들에게 보다 높은 만족도를 드리고 싶었다"며 "제주에 오분자기 뚝배기, 고기국수, 몸국 등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진짜 제주의 음식이 어떤 것이 있는지, 모두 제주에서 만들어지고 있지만 잘 모르는 메뉴들을 좀 더 알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출신으로 부친의 건설사업으로 제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서울의 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배 대표. 대기업 직장생활과 파주 해이리 등 관광지 만드는 업무에 종사하다 4년 전 리조트를 인수한 그는 앞으로의 계획 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손님들이 리조트에 오셔서 정말 재미있고 즐겁게 보내시고 저희 리조트가 진정한 쉼이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이와 함께 공들여서 새롭게 준비한 음식 또한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 대표는 "'다음에 애들 데리고 또 올게요'라고 밝게 웃으며 돌아가는 손님들을 보면 힘이 난다"고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한편 윈리조트는 <제주신문>에 매주 한 객실에 한 해 무료 숙박 및 조식을 제공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제주신문>은 기념일이나 그 밖의 사연을 적어 보내주시는 독자들 가운데 한 분을 매주 선정해 윈리조트에 전달할 예정이다(참여를 희망하는 독자들은
visung@jejupress.co.kr로 메일을 보내 주면 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지역신문 <제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