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노동조합에 우호적인 직원 등을 소위 '관심(문제)사원'으로 분류해 감시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공개됐다는 기사(삼성SDI 관심사원 지정해 '감시'... 상급자는 전향 시도)가 보도된 가운데, 해당 문건에 실명이 거론된 삼성노동자들이 손해배상을 포함한 민사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삼성SDI 관계자에게 제보 받은 문건 '2002년 부산 사업장 핵심 관심사원 현황'은 작성된 시점이 지난 2002년 3월 11일자로 되어 있다. 이 문건은 '관심사원' 실명과 소속, 그 인력을 맡을 책임 부서장을 실명으로 기록했고, 대상 인력의 개인별 역대 '전력' 현황도 상세히 적시했다.

이번 민사소송은 삼성일반노조가 실명이 거론된 당사자들에게 위임을 받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아래 민변)소속 변호사에게 수탁해 진행하며 소장은 2월초 접수할 예정이다. 1차 민사소송에 참여하는 인원은 문건에 실명으로 거론된 100여명의 전·현직 삼성SDI  노동자 중 현직에 있는 일부다.

삼성일반노조는 민사소송 진행에 대해 "무노조경영을 우선하는 삼성의 노동자탄압 사찰과 인권유린 등 노무관리의 부도덕함을 사회적으로 알리고 법적인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일반노조가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사찰문건이 공소시효가 지나 형사책임은 물을 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삼성SDI 측은 지난해 11월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12년이나 지난 오래된 것이라 (문건) 실체 여부를 알기가 어렵다"고 해명한 바 있다.

"사찰문건 공개돼도 회사측은 진실 은폐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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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은 29일 "사찰문건은 울산 삼성SDI 인사담당자였던 차아무개 전 총무차장에게서 제보받았다"며 "이후 삼성일반노조 자유게시판에 1탄부터 12탄까지 폭로해 2만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게시판 폭로 후 삼성노동자와 많은 국민들이 열람했는데, 삼성의 반사회적인 노동자 사찰과 인권유린에 대해 개탄과 실망,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삼성과 삼성SDI는 노동자사찰에 대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과 사죄 없이 진실을 은폐하는데만 급급, 사찰책임자를 그대로 현업에 근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이는 삼성이 스스로 자정능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삼성노동자와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반사회적 경영행태"라며 "삼성재벌과 삼성SDI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노동자 사찰에 대한 실상이 국민들 앞에 공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