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전당대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의 진흙탕 싸움이라는 오명 속에서 다시 당권을 잡게 됐지만 여전히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눈들이 많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져 오면서 보수와 진보의 대립은 격해졌지만 제1야당의 강력함은 미비한 게 현실이다.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야권연대 등 앞으로 해결해야할 현안 속에서 당내 다양한 계파들을 어떻게 하나로 묶어낼지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복잡한 정치구도 속에 통합진보당 해산에 따라 4월29일 치러지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정치신인으로 새롭게 도전장을 낸 사람이 있다. 홍훈희 후보가 그 인물이다. 전 청주지법 판사 출신 변호사로 정책네트워크 '내일'에서 활동한 바 있는 그를 지난 3일 만났다.
"모든 질서의 근원이 바로 정치입니다. 정치가 바로 서지 않는다면 어떠한 근본적인 해결도 불가능합니다. 대결의 정치, 공허한 말뿐인 정치가 아니라 실천하는 정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채택하여 국민에게 최선의 이익이 아니라도 차선의 이익이라도 드리는 정치를 하고자 합니다."정치에 나서는 홍 후보의 결의 못지않게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에 대해 평가도 냉혹하다.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는, 도덕성과 능력 모두에서 바닥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를 맡기기에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상태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세월호 사태의 원인 제공부터 사후 처리 문제를 볼 때 도덕성, 능력 모두 바닥임을 여실히 알 수 있습니다. 문제를 사전에 막지 못함은 물론 문제가 생겨도 원인을 진단하지도 못하고 그리고 원인을 진단하려 하기는커녕 모든 문제를 정쟁화시켜 제대로 문제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의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에 대한 솔직함, 문제를 진단하는 눈, 해결책을 제시하는 지혜와 전문성. 이것이 필요합니다."판사 출신에 변호사, 서울대 법대 출신 등등 화려한 이력 뒤에 서민적인 그만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화려한 이력은 서민들과 다른 곳에서 얻은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얻은 것입니다. 부유한 집 출신도 아니고 또 공부에 있어서는 지독한 노력형입니다. 한걸음, 한걸음 노력해 온 이력, 이것이 바로 서민 그 자체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인생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중원구의 어려운 모습에 쉽게 공감이 가는 것은 과거 내가 살아왔던 노력의 길과 닮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그의 시각에서 바라본 인간다운 삶이란 어떤 것일까.
"아무리 유능한 변호사라도 당사자 본인만큼 문제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법률적인 조언만 정확하게 해 준다면 누구나 자신의 일은 자신이 가장 잘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인간다운 삶은 자신이 주인이 되어 자신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체성을 자각하고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고, 삶의 기본 여건인 의식주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주위로부터 단절되지 않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는 내적 안정감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국가의 책무입니다."성남중원에 도전하면서 유독 생활정치를 강조하는 그에게서 생활정치에 대해 물었다.
"성남중원은 재개발, 재건축 문제가 현안입니다. 재개발, 재건축 문제에 변호사로서의 경험으로 직접 개입하여 함께 토론하고 설득하면서 대안을 찾는 것, 이것이 생활정치의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거구민을 대상으로 무료법률상담을 한다면 그것 역시 생활정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생활의 문제를 전문가의 눈으로 찾아내서 정의하고,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활동, 그것이 생활정치라고 생각합니다."그는 모란 니즈몰 800여 분양 피해해결을 위해 6년여간 소송을 진행해 100억 원에 가까운 피해회복을 이끌어 내고 황폐화 되어 있던 상가를 2012년 말 정상화시킨 저력이 있다.
"100억 피해보상보다 부조리가 극복되고 정의가 세워졌다는 사실, 그것이 가장 큰 가치입니다. 쓰라린 피해를 입고도 참아야 하는 고통, 그것을 극복했다는 것, 그래서 공동체가 그 고통을 이해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가치입니다."그는 광복 70주년을 맞으면서 다음 세대를 위해 준비해야할 최우선으로 복지의 국민적 합의를 꼽았다.
"고통스럽더라도 여야는 복지에 대한 합의를 이뤄야 합니다. 최선이 아니더라도 차선을 선택하는 한이 있더라도 합의가 필요합니다. 그 합의에 있어서는 미래의 세대를 더 배려해야 합니다. 이미 젊은 세대의 고통이 수인한도를 넘어서고 있는 지금 기성세대가 고통을 조금 더 짊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의 문을 더 넓혀야 합니다. 불만이 폭발하는 임계점에 달하기 전에 젊은 세대를 포용하고 앞서서 살피고 배려해야 합니다."그는 정치인으로 자살률은 낮추고 출산율은 높이고, 남북통일을 반드시 이루고 대내외적으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꼭 만들고 싶단다.
"아직 저 스스로도 정치를 할 자격이 있는지 두렵습니다. 하지만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내딛는다면 그 자격을 언젠가는 갖추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