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첫째가 태어남, 출생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많은 인류 가운데 조상으로부터 이어와 가까이 부모님으로터 잉태되어 태어났으니 얼마나 중요한 자신이가. 세상 작품 중에서 인간 탄생이 제일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유아 때는 어머니 젖을 먹을 때 마냥 행복할 것이다.
유년기에 들어서면서 배움과 씨름을 하고, 어느사이 초등학교 고학년쯤 사춘기도 온다. 이후 어느정도 이성이 다가올 때부터는 자존심이 밀려오기도 한다. 중고등학교 시절은 곧장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려는 자존심이 무럭무럭 자란다. 그리고 이성을 찾으며 대학생활에서의 자존심은 자꾸 커지기만 한다.
그리고 학교생활하고 사회에 진출하면서 밀려온 자존심 대결은 마치 전쟁과도 같이 격전장이 되기도 한다. 어느때는 자존심 살리기에 급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끝없이 자존심을 옹호하려는 의지는 더욱 더 굳어진다. 물론 자존심을 부린 것에 대한 반성도 하게 되고, 하면서 철이 조금 들기도 한다.
그러나 자존심과 관련해 끊임없이 갈등 요소를 제공하는 건 결혼이 아닐까 한다. 인생에서 태어남도 중요하지만 결혼생활의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더구나 서로 각각의 가정에서 하나의 인격체로 자란 사람들이 합치는 것이기 때문에, 자존심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듯하다.
중노인에 가까운 나이에 접어들어 내가 느낀 건 자존심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었다. 결혼생활 반백년에 가까운 세월에 나에게 다가왔던 자존심을 어찌 세우고 극복하였는가 하는 문제를 심도있게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감정을 추스리는 문제에도 폭을 넢여 보기로 하였다.
내 나이 지천명에 다가가면서 가끔 주례 요청을 받았다. 주례란 존경하는 이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지만, 어찌 보면 자신의 결혼생활을 허심탄회하게 뒤돌아보는 자만이 설 수 있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그러면서 인생의 두 번째 새출발인 결혼식 주례의 주례사는 남달라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나 자신은 결혼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감정 싸움에서 얼마나 자존심을 세우고 지켜왔는가. 사실 나도 그동안 많은 자존심 싸움을 했다. 고백컨데 우리 부부에도 수차례 자존심 대결을 벌였다. 떠올려보면, 약간은 수치스럽기도 하다.
나의 지인 중엔 재상까지 지낸 학자가 있었는데, 그 또한 다르지 않앗다. 그는 대학교수였고 강단에 섰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러나 지성인 입장에서 마냥 성질만 낼 수 없었다고 한다. 하루는 퇴근 후 집에 들어가선 은근히 화풀이를 했단다. 집안 여기 저기 물건이 놓여있어 대뜸 화를 냈다고 한다. 이를 보던 부인은 화를 낼 수도 있었지만, 참았다고 한다.
오히려 별 잘못 없었던 부인은 스스로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었다고 한다. 자신의 부덕이라며 사과를 한 것이었다. 그리고 부군의 화가 완전히 가라 앉았을 때 정면 질문을 던진다. "어제 당신 퇴근해 집에오시어 화를 낼 만한 사연이 되었나요? 사나이 대장부가 그런 작은 일에 화라니요" 하자 부군은 "내가 화를 냈다고요!" 하면서 은근히 꼬리를 내렸다. 자존심 대결에서 부군이 완패를 당한 것이다. 그걸 지켜보면서 나는 실전에 사용하기도 했다.
부부싸움을 하게되더라도, 유연한 말과 행동을 유지할 것을 자신과 약속했다. 사실 부부사이 침묵은 길면 한 달까지도 간다고 한다. 필자도 10일간이나 묵언으로 자존심을 세웠던 적이 있다. 그러다가 영영 말없이 헤어지는 부부도 있다는 것이었다. 노력은 필요하다. 나도 10일에서 1주일 그리고 3일 정도까지 침묵기간이 단축되기도 했었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도 하고 한이불 속에서 자연적으로 해결이 된다고"들 한다. 그러나 상당한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되면 한 이불이 아닌 각방을 쓰는 경우도 허다하다. 심지어는 짐을 싸서 친정이나 친구집에도 잠시 피신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마음이 편치 않을 터이다.
주례를 자주 서면서 신혼부부에게 "부부의 자존심"에 대한 이야기를 꼭 건네는데, 그 때마다 신랑신부도 내 눈과 입을 응시하면서 자못 진지한 모습을 보인다. 그들은 그동안 결혼 생활의 대선배요 유경험자인 주례자의 솔직한 충고에 고마워하기도 했었다.
결론으로 이렇게 말해 주었다. "이제 신랑신부가 한몸이 되고 같은 생각으로 한가정을 이룬다 하지만 그러나 가끔 '자존심'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결국 자존심 싸움은 '즉사즉생'이란 말처럼 이기려는 자는 지고 지려는 자는 결국 이긴다"라고 말해 주었다.
부부사이에서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자존심을 내세우다가 생기는 일은 많다. 우리 모두가 자존심 세울 일은 세우지 않고 그렇지 않은 미미한 자존심에만 발끈한다. 진심으로 정의롭고 바르게 행동하고 잘못은 용서를 청하고 좋은 일 잘한 일에는 아낌없는 박수와 격려를 보내야 한다. 부부간이나 가정이나 사회나 나라 일에도 이런 이치는 다 같이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펜을 놓는다.
덧붙이는 글 | 우리에게 다시한번 되돌아 보는 자존심이었다. 사실 자존심은 있어야하고 세워야 할때는 필요하다. 그러나
쓸데없는 별 가치도 없는 자존심은 버려야 한다. 개인 부부 가정 사회 각기관들 나라도 자존심의 무게가 중
요하다. 이글은 "자존심"에 대한 응모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