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아래 원안위)가 지난 27일 새벽 1시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기습적으로 가결시킨 데 대해 월성1호기 영향권에 있고 주변이 원전으로 둘러싸인 울산에서 시민사회와 야권이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월성1호기 수명연장 가결이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앞서 울산에서는 지난 1월 29일부터 월성1호기 폐쇄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져 시민 1만 26명이 서명했다. 이에 시민사회 등으로 구성된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울산시민 만인 선언' 기자 회견을 열고 월성1호기 즉각 폐쇄를 촉구한 바 있다.(관련기사:
<울산시민 만인 선언 "노후원전 불안해서 못살겠다">)
울산 시민사회 "시민 생명을 위협"... 야권 "수명연장 원천무표"울산지역 시민사회와 노조 대표 등은 2일 오후 2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명이 끝난 월성원전의 수명 연장은 울산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결정"이라며 "수명 연장 결정을 내린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거짓과 불법 투성이인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 내용을 공개 검증하고 이번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며 "지역 시민사회는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노후원전 폐쇄가 결정될 때까지 탈핵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덧붙였다.
노동당 울산시당, 새정치민주연합 울산시당, 정의당 울산시당 등 지역 야 3당과 전 통합진보당 지방의원들로 구성된 울산진보정치포럼 추진위원회도 이날 오후 2시 30분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원천무표를 주장했다.
지역 야권은 "수명이 끝난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은 안전성과 수용성 등 지역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충분한 토론을 바탕으로 합의 처리해야 하지만 원안위는 9명 중 정부와 여당 추천인사 7명만 표결에 참여해 수명연장안을 통과시켰다"며 "야당 추천위원인 2명은 여러 문제점들을 지적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표결 직전에 퇴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자력안전법에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공람하게 하거나 공청회 등을 개최해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평가서 내용에 포함시키도록' 했음으로 원안위는 한수원으로부터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한 평가서를 제출받아 이를 심의해야 했다"며 "퇴장한 김혜정, 김익중 위원은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받은 다음 진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표결을 강행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울산 야권은 "표결에 참여한 조성경 위원은 2010년 12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한국수력원자력의 신규원전 부지선정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 결격사유가 드러난 부자격자"라며 "부자격자가 월성1호기 수명연장 심사와 표결까지 참여한 이번 원안위 회의는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전국민이 불안해 하는 월성1호기 수명연장 심사가 불과 세 차례의 회의 만에 정부와 여당 추천인사만의 표결로 강행처리 됐고, 심지어 이은철 원안위 위원장은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위원들에게 면박까지 주어가며 질의를 위축시켰다"며 "국민들은 이러한 원안위의 편향적이고 부실한 심사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울산 야권은 "이번 월성1호기 수명연장 표결은 원자력안전법을 위반하고 국민의 안전을 내팽개친 것으로 원천무효"라며 "야당과 울산 지역 야권 정치인들은 이에 대한 책임을 묻고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울산지역 시민사회와 야권은 오는 14일 월성1호기 수명연장 철회를 위한 울산시민대행진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