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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중간 2명)  .
미국 뉴욕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중간 2명) . ⓒ 세월호를잊지않은사람들의모임

세월호 유가족들이 미국 전역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 미국 거주 한인들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진행한다. 이번 간담회는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모임인 '세월호를 잊지 않은 사람들의 모임(세사모)'을 비롯해 미주 각 지역의 한인 시민 단체들이 세월호 유가족을 미국으로 초청하면서 이뤄졌다.

강연회는 미국 동부 지역에서 6일(아래 현지 시각) 워싱턴 간담회를 시작으로 필라델피아(오는 8일), 뉴저지(오는 11일), 코네티컷(오는 12일), 그리고 뉴욕(오는 14일)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간담회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 고 김동혁 군과 임경빈 군의 어머니인 김성실씨와 전인숙씨가 참석해 세월호 유가족을 대표해 한인 동포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또한, 미국 서부 지역에서는 6일 로스앤젤레스(LA) 간담회를 시작으로 북가주 (오는 7일, 버클리대, 오는 8일 스탠퍼드대), 댈러스(오는 11일), 휴스턴(오는 13일), 시카고 (오는 15일)에서 세월호 유가족 강연회가 열릴 예정이다. 서부 지역 강연회에는 고 이재욱 군과 최윤민 양의 어머니인 홍영미씨와 박혜영씨가 유가족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미 동부 지역에서 열릴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를 위해 지난 4일 뉴욕에 도착한 김성실씨와 전인숙씨가 뉴욕의 한 식당에서 지난 5일, 기자와 만나 이번 미주 지역 동포 간담회에 참석한 배경과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이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이 일은 제가 할 일이 아니고 정부가 해야 하는 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는 전인숙, 김성실 세월호 유가족(왼쪽부터)
기자와 인터뷰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는 전인숙, 김성실 세월호 유가족(왼쪽부터) ⓒ 김원식

- 미주 지역 세월호 모임인 세사모 등의 초청으로 한인 동포 간담회를 열게 되셨는데, 우선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
"그동안 미국의 여러 동포분들께서 세월호 참사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이 응원해주신 데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희가 미국까지 와서 이런 간담회를 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다시는 이 같은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우리 유가족뿐 아니라 우리 국민 누구에게도 이러한 불행한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 그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심정으로 미국까지 달려왔다."

-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고 있다. 세월호 참사 후 심정을 말씀해 주신다면?
"이 같은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재발 방지를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 있는 곳이 바로 정부가 아닌가.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러한 일을 하고 있지 않다. 왜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우리 유가족이 하게 만드는지 이것이 가장 지적하고 싶은 점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국민이 하게 하는 나라에서 어떤 희망이 있겠는가."

- 갑작스럽게 참사로 자식을 잃으시고 평화롭던 삶이 많이 바뀌셨을 텐데...
"일상이란 말이 없어졌다고 할까. 지금도 아들이 살아 있는 것 같은데... 올해는 무엇을 하고 영화는 언제 같이 보러 가고 등 그런 계획을 세웠는데, 이제는 계획이라는 말도 사라진 것 같다. 자식이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리라고 누가 상상을 했겠는가. 한순간에 그런 평온했던 일상이 사라졌다고 해야 할지."

- 여러 가지가 힘드시겠지만, 지금 가장 힘든 부분을 말씀해주신다면?
"나(김성실) 같은 경우는 공인중개사였다. 부동산 계약서 쓰는 일이 전문이었던 내가 이제 '유가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면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일을 하고 있다. 일부는 "자기 자식이 죽었으니 하소연하고 다니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이 일은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니고 국가 기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런 것을 유가족이 해야 한다는 이 참담한 현실이 가슴 아픈 것이다. 그게 가장 힘든 일이다."

- 지금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가동 중이다. 세월호 참사에 관해 진행 중인 현 상황에 관해서도 의견을 말씀해 주신다면?
"솔직히 말해 특위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참사 이후 진전된 것이 하나도 없다. 인양 문제만 하더라도 인양을 한다, 안 한다 등으로 시간만 소모하고 있다. 그렇게 진행해서 과연 세월호 참사에 관한 진상 규명 등 이러한 것이 언제 결과가 나올지도 의문이다. 사실 유가족 입장에서는 이번 참사를 당하고 나서 느낀 것이지만, 언론도 제대로 보도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여러 번 느꼈다. 이런 비극적인 참사가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모든 분이 힘을 합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 미주에 있는 한인 동포나 국민에게 가장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가 원하는 것은 세월호를 온전하게 인양해서 지금 실종 가족들의 소원인 실종자들의 흔적이라도 알려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왜 이러한 참사가 일어났는지 진실을 밝혀내고 우리나라가 안전한 나라로 거듭 태어나자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먼저 간 자식들의 엄마고 아빠일 뿐이다. 제대로 삶을 누려보지도 못하고 떠난 자식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야 할 내 나라 대한민국이 거짓과 부패와 위선의 온상으로 세계사에 기록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런 마음으로 미국까지 온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중의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세월호#유가족#미주 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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