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민족의 사표'라며 '3월, 이달의 스승'으로 내세운 최규동씨에 대한 포스터를 폐기하도록 전국 1만 2000여 개 초·중·고에 공문을 보냈다. 또한 교육부는 정부 세종 청사 등에 내건 최규동 관련 입간판도 서둘러 철거했다.
교육부 "이달의 스승 12명 모두 재검증"<오마이뉴스>가 지난 7일 "
'천황 위해 죽자'는 이가 민족의 스승? 교육부, 최규동 초대 교총회장 선정 논란" 기사를 발굴 보도한 뒤 벌어진 일이다.
<오마이뉴스>는 이 기사에서 "교육부가 일제 강점기에 '죽음으로써 임금(천황)의 은혜에 보답하다'는 논문을 쓴 최규동씨를 '이달의 스승' 1순위로 뽑아 전국 학생들과 국민들을 대상으로 홍보전에 나섰다"며 문제의 논문 번역본을 공개했다.
이 논문에서 최씨는 "역대 천황은 반도의 민초들에게 갓난아기처럼 애무육성하심으로써 오늘의 영예를 반도 민중에게 짊어지게 하셨다"면서 조선 동포에 대한 강제 병역 의무 부과를 칭송한 뒤, "반도 동포는 한 번 죽음으로써 임금(천황)의 은혜에 보답해 드리는 결의를 새로이 해야 한다. 군에 복무하는 것이야말로 황국신민교육의 완성"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글이 처음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교육부가 일본 교육부냐", "교육부가 교학사 교과서의 (친일 옹호) 사건을 이제는 앞장서서 벌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9일 오전에는 '이달의 스승'이란 검색어가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8일 교육부는 설명 자료를 내고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한 최규동 선생은 심사 과정에서 친일 행적 여부를 포함해 심사했지만 일제 강점기에 기고한 (친일) 글이 발견됐다"면서 "최 선생을 포함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된 12명에 대해 전문 기관에 의뢰해 철저히 재검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역사정의실천연대는 교육부가 선정한 이달의 스승 12명 중 친일 반민족 행위 가담 의혹을 받는 사람은 최씨 말고도 2∼3명이 더 있다고 분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9일 오후 전국 학교에 공문을 보내 최규동 선생에 대한 계기 교육을 중단하고 포스터는 폐기하도록 했다"면서 "전문 기관의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달의 스승 사업은 중단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2월 말 전국 초·중·고에 최규동 홍보 포스터를 2장씩 보낸 바 있다.
교육부와 공동 사업한 교총, 계속 최규동 홍보키로
반면, 교육부와 함께 이번 사업을 벌인 한국교총은 최규동 홍보 인터넷 팝업창과 홍보 페이지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최 선생의 명의가 본인 의사에 반해서 도용이 됐을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친일 관련 글이 게재됐다는 이유만으로 그 분의 민족교육 활동이 부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937년 이후 나온 <매일신보>를 보면 최씨는 조선신궁(천황신사)의 중일전쟁 기원제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임전보국단 결성 당시 평의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어 그는 징병제 실시 축하연에도 참석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 <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