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군청이 입구 도로 중앙에 대형화분 10개를 설치해 집회·농성 방해 의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함안군청은 10일 입구도로 중앙에 화분을 설치하고 둘레에 '차량진입 차단봉'을 박아 놓았다.
함안군청 입구 도로는 이전에는 상행 1차선, 하행 2차선(약간 부족)이었고 가장자리 쪽에 '주차금지구역' 표시가 되어 있었다. 함안군청은 지난 2월 도로 가장자리 쪽에 대형 화분을 갖다 놓았다가 이날 중앙에 대형화분을 설치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하행 차선이 줄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차선 바닥에는 '주차금지'라고 노란색 페인트로 표시를 해놓았다. 함안군청 진입도로 중앙에 화분이 설치되면서 하행선의 1개 차선이 없어진 셈이다.
최근 이곳에서는 집회가 열렸다. 함안소각장 해고자들이 지난 2월 함안군청 앞 입구 도로 쪽에서 천막농성을 벌였고, 방송차량을 주차해 놓기도 했으며, 하행선 인도 쪽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함안소각장 해고자들이 농성, 집회를 벌이자 함안군청은 지난 2월 10일 입구 도로 가장자리 쪽에 대형화분을 설치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화분을 중앙으로 옮겨 놓은 것이다.
한 달만에 입장 달라진 함안군청 "환경정비 차원일 뿐"최근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함안군청 앞에서 "노동하기 좋은 함안, 비정규직지원센터 설립부터", "비정규직지원센터 말살하는 함안군수 각성하라"는 펼침막을 들고 농성하고 있다.
함안군의회가 함안군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설치 조례를 제정했는데, 함안군은 전문단체에 위탁하지 않고 군청 공무원이 담당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실질적인 센터답게 운영을 하지 않는 꼼수"라 지적하고 있다.
함안군청은 지난 2월에는 방송차량의 주차를 막기 위한 의도로 화분을 설치한 것이라 했다가 이번에는 환경정비 차원이라 밝히고 있다.
지난 2월 함안군청 관계자는 "군청 앞 도로 쪽에서 집회를 열고 승합차를 주차해 놓으니까 그것으로 인해 우회전 차량이 시야를 가린다"며 "부득이하게 방송차량의 주차를 막기 위해 화분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게 설명하고 있다. 함안군청 관계자는 "군청 입구 도로의 미관이 좋지 않아 1개 차선을 없애고 중앙에 화분을 갖다 놓았다"며 "집회를 막기 위한 의도라기보다는 환경정비 차원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함안군청 입구 도로 중앙에 화분을 설치한 것은 집회를 막기 위한 의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성대 민주노총 경남본부 조직2국장은 "차선을 줄여 화분을 설치한 것은 집회나 농성을 막아보려는 의도"라며 "함안군의 불통행정을 보이는 것으로 꼼수"라고 말했다.
박기병 함안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은 "함안군이 집회 등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의도로 화분을 설치한 것이고, 이는 소통하지 않겠다는 불통행정"이라며 "더군다나 차선을 줄여가면서 화분을 설치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경남지사와 안상수 창원시장이 취임한 뒤 경남도청과 창원시청 정문 앞에는 대형 화분들이 대규모로 들어서 있는데, 시민사회진영에서는 집회와 기자회견, 농성 등을 막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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