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수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인천 서구·강화군 을도 4월 재·보궐 선거구가 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지난 1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안 의원의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 허아무개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허씨는 19대 총선에서 선거기획사 대표에게 컨설팅 비용 1650만 원을 지급했고, 선거 비용 제한액인 1억 9700만 원을 초과해 지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거사무소 회계 책임자가 징역형 혹은 3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 판결 받을 경우 해당 의원의 당선이 무효화된다. 다만, 본인의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기 때문에 피선거권을 제한받지 않는다. 안 의원은 내년 20대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은 대법원 판결 하루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회계 책임자는 선거법을 위반한 것이 아닌데, 선거 전후에 돈을 주고받았다는 이유로 선거법 위반으로 잘못 판결하는 바람에 국회의원의 당선 무효 문제가 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재판 결과"라고 불편한 심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4·29 재보선 네 곳으로
안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4·29 재보선 지역이 네 곳으로 늘었다. 재보선 지역은 서울 관악구을, 경기 성남시 중원구, 광주 서구을, 인천 서구·강화군을이다. 또한 안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새누리당 의석수는 158석에서 157석으로 줄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30석이다. 정의당 5석, 무소속 2석이다.
4월 재보선 선거구는 4개에 불과하지만, 수도권에 3개가 있어 민심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 정권의 임기 중간 실시되는 만큼 '중간 심판' 성격도 띌 것으로 예측된다.
인천을 제외한 세 곳은 전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실시되는 재보선 지역이라 여당은 어느 때보다 '색깔론'을 앞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등 야권은 '민생경제 파탄'과 '현 정권의 불통'을 주요 이슈로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강화군, 야권엔 '동토의 땅'인천 서구·강화군을 선거구는 농어촌의 강화군과 검단 신도시로 구성돼 있다. 강화군은 각종 위락 시설이 들어섰지만, 농어촌 정서를 가진 곳이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2만 9666표(69%)를 얻은 반면, 문재인 후보는 1만 2534표(29%)를 얻는 데 그쳤다.
이에 반해 서구 검단에선 문 후보가 3만 8310표를 얻어 3만 5174표를 얻는 데 그친 박 후보를 이겼다. 검단은 인천의 대표적 신도시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30~40세대가 밀집해 있다. 유권자 수에서 검단이 강화군보다 더 많지만, 투표율은 강화군이 더 높았다. 노인층이 밀집한 강화군 유권자들은 역대 선거에서 현 집권 여당에 표를 몰아 줬다.
특히 재보선에서 고령층의 투표율이 젊은 층보다 훨씬 높은 점을 감안하면, 강화군이 4월 재선거 결과에 끼치는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은 최근 20년 동안 강화군에서 한 명의 국회의원도 배출하지 못했다. 그래서 야권에선 강화군을 '동토의 땅'이라 부르기도 한다.
정치권, 재선거 예상... 누가 출마 준비하나정치권은 지난 12일 대법원 판결 전 서구·강화군을 재선거를 예상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9일 "현재 (재보선 선거구가) 3개인데 하나 더 늘어날 가능성 있다. 네 군데 재보선이 될 수 있다. 네 군데 중 한 군데는 우리 당 의원이 상실되는 곳이고, 세 곳은 우리에게 아주 불리한 지역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치권은 진작부터 서구·강화군을의 4월 재선거를 준비해왔다. 현재 새누리당 후보로 4선 의원을 지낸 이경재(73)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안상수(68) 전 인천시장, 계민석(50) 황우여 장관 정책보좌관이 거론된다.
이 전 위원장은 서구·강화군을에서 네 번이나 당선된 저력을 가지고 있다. 현 정부에서 방송통신위원장을 지낸 이력을 적극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령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안 전 인천시장도 국회의원과 재선 시장을 역임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 인지도에서 다른 예상 후보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인천시 재정난에 대한 책임 여론도 상당하다.
강화군 출신의 계 보좌관은 19대 총선에서 예비 후보자로 이미 얼굴 도장을 찍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선 신동근(53) 서구·강화군을 지역 위원장이 유일한 대안으로 보인다. 신 위원장은 대학 졸업 후 강화군에 치과를 개원한 후 불모지나 다름없는 강화군을 포기하지 않고 정치 활동을 펴왔다.
신 위원장은 19대 총선에 출마해 41.2%를 얻었다. 또 검단에선 49.5%를 획득해 42.1%를 얻은 안 의원을 이겼다. 서구·강화군을에서 17·18대 총선도 출마해 인지도가 높고, 동정 여론도 상당하다.
정의당에선 강화군 출신의 박종현(41) 인천시당 사무처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농어촌 특성을 가진 강화군을 잘 알고 있어, 청장년층 중심으로 민심을 파고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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