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예산 집행으로 문제를 빚고 있는 부산시의 광고(홍보) 예산이 2011년 시 자체 감사에서도 문제가 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당 부서는 감사 이후에도 이를 시정하지 않고 예산을 집행해왔다. 부산시에서 3년간 빠져나간 광고예산은 지난해까지 112억 원이 넘는다. 사정이 이런데도 부산시 감사관실은 손을 놓고 있다.
부산시 감사관실이 2011년 대변인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 결과를 정리한 '시 본청 종합감사 결과보고'를 살펴보면 당시에도 대변인실은 "시정홍보를 위한 각종 계약업무 추진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정 업체와 연간 15건 내외의 광고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를 일반 용역계약에 따라 처리하지 않고 단순 지출로 간주해 처리해 왔다는 것이다. 규정에 따르면 원가계산서 작성, 가격 협상 및 수의시담 등의 절차를 거쳐 계약을 체결해야 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대금을 지급할 때 계약금액의 100분의 2에 해당하는 지역개발채권 매입을 이행하도록 조치해야 했지만 단 한 건도 준수하지 않은 점이 적발되기도 했다. 보고서에는 추후 조치로 대변인실이 회계(계약) 관련 규정 준수 및 관련 공무원 업무 연찬 조치를 실시했다고 나와있다.
정부 지침에 따라 한국언론진흥재단 등을 거쳐 광고 예산을 집행해야 함에도 직거래로 광고 예산을 집행해 왔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부산시 감사관실은 대변인실이 "2009년 12건, 2010년 13건, 2011년 14건의 국내 시정홍보 광고를 광고업체와 직접계약 홍보하여 정부광고 대행제도를 미준수"했다고 지적했다.
감사 지적 이후에도 여전한 '깜깜이' 예산 집행 감사 지적에 따라 관련 공무원들은 다시 교육을 받고 주의 조치까지 받았지만 사정은 해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았다.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2012년 이후에도 부산시는 여전히 규정을 무시한 채 관례라는 핑계를 대며 예산을 써왔고, 이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 조차 피해왔다. (관련기사:
'깜깜이 예산 집행' 부산시 광고예산은 눈 먼 돈)
오히려 부산시 측은 규정을 만들기 어렵다는 이유를 대며 기존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오고 있다. 문제점을 지적한 부산시 감사관실마저 2011년 감사 이후 지적 사항이 개선되고 있는지 살펴보지 않고 있다.
부산시 감사관실은 2011년 9월 문제점을 지적한 후 한 달여가 지난 뒤, 담당 공무원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는 대변인실의 공문을 받았을 뿐 이후 실제 개선이 됐는지는 따져보지 않았다.
부산시 감사관실 관계자는 "감사 이후 조치 사항에 대해 처리 결과를 받고 특별한 사항이 없으면 감사를 하지 않는다"면서 "감사를 모든 실·국에 걸쳐 하다 보니 계속 관리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에서는 부산시의 행정을 비판하고 있다. 양미숙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자체 감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를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부산시가 여전히 행정편의주의와 안일함에 빠져있다는 것"이라며 "관행을 이유로 아직도 이러한 잘못을 고치지 않는 것은 분명한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