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인천공장에 수천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12일 특별 노사협의회를 열고 인천공장에 수천억 원을 신규 투자하는 계획을 4월 초까지 확정해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는 현대제철이 인천공장 주강(주조) 생산라인을 폐쇄한 후, 잉곳을 생산하던 인천공장의 40·50톤 전기로 폐쇄 우려가 본격화된 후 나온 것이라 의미가 크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인천지회(이하 인천지회)는 지난해 말부터 '신규 투자 없는 인천공장의 구조조정을 규탄한다'며 반발해왔다. 인천지회는 주주총회(3월 13일)가 인천공장 신규 투자의 분수령으로 보고 투쟁을 준비했다.
이날 노사협의회에서 사측은 판재류 등 고부가가치 제품과 단조부문 연구개발(R&D), PO생산라인 구축 등을 인천지회에 제안했다. 구체적 품목은 경쟁업체 동향과 세계 경제 흐름 등을 파악해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투자 규모와 품목에 따라 인천공장의 안정적인 생산물량 확보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1997년 120톤 제강 투자 이후 18년 동안 인천공장에 신규 투자를 사실상 하지 않았다. 그 사이 당진공장엔 10조원 정도를 투자했다.
2014년 말 기준 인천공장의 제강과 압연 생산능력은 각각 465만톤(M/T)과 445만톤에 그친 반면, 당진공장은 각각 1483만톤과 1255만톤에 달했다.
인천지회 관계자 "이번 합의를 일단은 긍정적으로 해석하지만, 주총에서 말썽을 피하기 위한 전술차원인지는 4월 회사의 발표를 봐야할 것 같다"며 "노조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지난 13일 인천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 주총에서 우유철 현대제철 대표이사 부회장은 "소통과 통합을 통한 사업역량 강화를 경영방침으로 정했다"고 한 뒤 "경쟁력 있는 사업구조와 탄탄한 조직역량, 함께 만드는 고객 성공으로 미래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의 대주주는 정몽구(11.84%), 기아차(19.78%), 현대차(7.78%), 국민연금(3.02%), 현대하이스코(2.29%) 등이다. 현대제철 상근 이사는 우유철 대표이사 부회장, 정의선 품질경영기획 총괄 부회장, 강학서 대표이사 사장이다. 비상근 사외이사론 전형수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정호열 성균관대 법학대학원 교수, 김승도 한림대 환경생명공학과 교수, 성낙일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오정석 서울경영대학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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