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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눈앞에서 누군가가 쓰러진다면, 그 사람이 사랑하는 가족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응급상황 앞에서 이것만 알아둬도 사람을 살릴 수 있다. 굳이 응급처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지난 16~17일, 이틀에 걸쳐 안성 신기마을 체험관에서 농촌체험마을 사람(안성, 오산, 평택, 충북 등)들 30여명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응급처치 교육을 받았다. 다음은 이틀 동안 강의에 나선 이한길·최호근 강사의 강의를 요약했다. 모두 다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도, 읽어두면 위기상황에서 쓸 일이 있을 게다.

심폐소생술 지금은 이한길 강사가 한 참가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날 30 여명의 수강생(농촌체험마을 관계자)들은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이 교육에 임했다.
심폐소생술지금은 이한길 강사가 한 참가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날 30 여명의 수강생(농촌체험마을 관계자)들은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이 교육에 임했다. ⓒ 송상호

"119 전화하고 절대 먼저 끊지 마라"

"내 눈앞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상황을 무턱대고 해결하려고 하기에 앞서 우선해야 할 일은 '나는 지금 안전한가'부터 체크하라. 왜냐하면 사고현장에서 이를 놓쳐 2차 위기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최호근 강사는 강조했다.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할 때, 뺨을 때리거나 흔들어서 깨우는 건 삼가는 게 좋다. 2차 손상이 우려 된다. 어깨부분을 치며 귀에 대고 큰소리로 부르는 게 좋다. 이래야 환자를 깨우는 것도 되고, 주위에 위급한 상황이라는 걸 알리는 것도 된다.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 119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119 상담원보다 먼저 전화를 끊어선 안 된다. 위치파악, 상황파악 등의 이유로 119 상담원이 끈질기게 물을 것이고, 끈질기게 대답해야 위치와 상황을 파악하여 신속한 출동을 할 수 있다.

무턱대고 응급환자를 도우려고 하면 곤란하다. 가족이나 지인이 아니라면, 동의를 구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 동의를 구하지 않고 도와주려 한다면, 오히려 폭행이나 성폭력 등의 혐의를 받을 수 있다. 만약 동의를 구할 수 없는 경우(환자가 의식불명인 경우)엔 암묵적 동의를 받은 것으로 간주해도 된다.

'선한 사마리안법', 알아두면 유용하다

여기서 잠깐. 내가 도우려고 하다가 오히려 결과적으로 환자가 잘못되는 경우엔 어떻게 될까. 예컨대, 심폐소생술(CPR)을 했음에도 그 환자가 죽었다면 어떻게 될까. "나도 그런 적이 있다. 지금 나는 멀쩡하다"고 말하는 최호근 강사의 말을 빌려 결론부터 말한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2008.6.13.)에 따르면 이런 경우 법적으로 보호하는 법이 탄생했다. 일명 '선한 사마리안법'이다. 이 법은 고통 받는 사람을 기꺼이 도와주기 위하여 즉 도덕적 의무를 이행하다가 예기치 않은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을 경우에는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하는 법이다.

위의 '선한 사마리안법'이 적용되는 경우는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 행동할 때, 올바른 신념에 따라 행동할 때, 보상을 바라지 않고 행동할 때, 악의의 찬 행위 또는 지나친 과실을 범하지 않았을 때" 등이라고 이한길 강사는 말한다. 

강사들의 시범 왼쪽이 최호근 강사, 오른쪽이 이한길 강사다. 이들은 대학적십자에 소속한 강사이며, 이날 강의를 했다. 이들은 강의 뿐만 아니라 응급상황 시 행동요령을 시범까지 보였다.
강사들의 시범왼쪽이 최호근 강사, 오른쪽이 이한길 강사다. 이들은 대학적십자에 소속한 강사이며, 이날 강의를 했다. 이들은 강의 뿐만 아니라 응급상황 시 행동요령을 시범까지 보였다. ⓒ 송상호

골든타임 내에 심폐소생술을 해야 할 이유 또 있었네

일단 심장의 위치부터 알아볼 일이다. 당신의 심장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왼쪽? 오른쪽? 가운데? 그렇다. 가운데다.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 있지만, 가운데다. 가슴 가운데를 힘차게 펌프질을 하듯 해주어야 한다.

심장이 일시적으로 멈춰도 되살아날 수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 일명 '골든타임'은 몇 분일까. 사람마다 다르지만, 4~5분이다. 골든타임 안에 '심폐소생술(CPR)'을 해줘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살리기 위함이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환자가 다행히 살아난다고 하더라도, 뇌에 빨리 혈액을 공급하지 않으면 2차 손상이 심각해진다. 뇌에 손상을 입으면, 깨어난 후 시력과 언어력 등에 이상이 생긴다.

CPR을 어설프게 하면 심장의 피가 뇌에 이르지 못하고 만다. 일단 CPR을 했다면 언제까지 해야 할까. 환자가 깨어날 때까지다. 환자가 깨어나지 않는다면, 119가 올 때까지다. 법적으로 생사판정은 의사가 하는 것이기에 우리가 섣부른 판단을 하고 CPR을 그만 두어선 곤란하다.

심폐소생술을 할 줄 몰라도 방법은 있었다

문제는 누구나 CPR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119가 올 때까지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공공건물(병원, 학교, 관청, 아파트 등) 등에 자동제세동기가 비치되어 있다. 자동제세동기는 심장의 기능이 정지하거나 호흡이 멈추었을 때 사용하는 응급 처치 기기이다.

이 기기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항상 개방되어 있다. 사용법을 몰라도 괜찮다. 일단 전원만 켜면 기계음성에서 "패드를 붙이시오"등의 명령어가 나오니 그대로 따라하면 된다.

만약 인공호흡법을 모르거나 꺼려진다면, 또 방법이 있다. 이한길 강사는 "환자의 목을 90도로 최대한 뒤로 젖혀서 기도를 확보만 해도 사람이 살아나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한다.

대한적십자사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런 응급상황은 집(발생율 65%)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은 남의 일이 아니라 내 가족의 일이라는 이야기다. 응급상황 때에 행동해야할 수칙들을 미리 공부해 두는 것은 내 가족을 살리는 일이기도 하다.


#응급상황#119#심폐소생술#CPR#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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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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