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최초 육지 출신 이장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제주 애월읍 한홍수 소길리장이 임기를 8개월여 남겨둔 시점에서 마을이장 사퇴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한 이장은 28일 오후 소길리 복지회관 2층에서 마을 긴급 임시총회를 열고 "아무 말도 않고 관행으로 이뤄지는 마을의 부조리함을 두고 보면서 입 다물고 죽은 듯이 이름만 이장인 채 지낼 수 없다"며 "현재 마을 개발위원들 가운데 한 명도 자신을 도와주는 위원들이 없고 더 이상 허수아비 이장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마을 이장을 그만 두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 이장은 이어 "제가 그동안 한 노력이라고는 마을에 관행적으로 이어져 오던 부당한 것들을 끊고자 노력한 것 밖에 없었다"며 "그런데도 돌아오는 것은 '외지인'이란 시선과 그에 대한 뒷말만 무성했다"고 말했다.
이날 임시총회가 끝나고 한 이장이 나간 뒤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한 이장을 지지하는 주민들과 개발위원으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한 주민과 한바탕 말싸움이 오가기도 했다.
양수열 노인회장은 "마을이 그동안 화합이 잘 됐었는데, 골재를 처리하는 업체 등이 들어오면서 마을 안에서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작은 마을이지만 큰 마을 못지않게 살기 좋은 마을이었는데 그 놈의 돈 때문에 문제가 커졌다. 한 이장이 열심히 마을을 위해 일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됐는지 답답하고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임시총회에서는 마을 구성원 393명 가운데 30여 명이 참석해 총회 성원을 충족하지는 못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지역일간지 <제주신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