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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등이 1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활임금 보장과 파업문제 해결을 위해 총장이 직접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등이 1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활임금 보장과 파업문제 해결을 위해 총장이 직접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 박석철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생활임금 보장을 요구하며 10개월 째 파업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울산과학대학(총장 허정석)이 노동자들에게 교내에 설치한 현수막 강제철거를 통보하자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특히 대학의 강제철거 통보에 총학생회도 동참했다. 지난 3월 31일, 울산과학대학 총장과 총학생회장은, 공동명의로 '노조 현수막 강제철거'를 통보했다. 대학 측은 "조경수 피해"를 그 이유로, 학생회 측은 "학습권 보장"을 이유를 들어 현수막 철거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노동계는 "맨바닥에서 10개월간 농성중인 청소노동자의 삶이 조경수보다 못하다는 말인가"며 "학생들을 노조탄압에 동원하는 것이 과연 대학이 할 짓인가"고 반문했다.

앞서 울산과학대는 지난해 10월 학생과 교수·교직원이 나서 노조 현수막과 리본을 강제로 철거했고, 특히 총장이 직접 커터 칼을 들고 다니며 파업 현수막을 찢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노동계는 대학 측이 학생들을 '구사대'로 동원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총장이 커터칼로 현수막 철거... 울산과학대 기막힌다")

하지만 대학 측은 "리본 철거는 봉사조직에 몸담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중간고사와 대학 축제가 있어 학생들이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계 "10개월 맨바닥 파업 청소노동자가 조경수 보다 못한가"

민주노총은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1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정석 총장은 사태를 악화시키는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생활임금 보장과 파업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그동안 허정석 총장과 정정길 이사장이 단 한 차례도 대화에 나서지 않은 점, 법원에 이사장의 이름으로 농성장 퇴거, 현수막 게시금지, 업무방해 금지, 출입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하고 고소·고발과 통장압류로 노조를 탄압해 온 점을 지적했다. 또한 농성장 전기사용 금지, 농성장 옆 수도사용 금지, 야간 화장실사용 금지, 농성장 CCTV 감시 등이 노조탄압을 넘어 인권탄압이라고 규정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3월 31일, 학교가 다시 노조 현수막 철거를 통보하는 데 총학생회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총장과 총학생회장의 이름으로 동시에 노조 현수막 강제철거를 통보해 온 것에 분노한다"며 "툭하면 학생들을 노조탄압에 동원하는 것은 대학이 할 일이 아니다"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대학 측이 문제해결은 뒷전이고 다시 도발을 자행하겠다고 한다"며 "이미 파업 10개월인 상황에서 원청인 학교 측이 파업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갖고 대화와 교섭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함에도 계속해서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성토했다.

울산과학대학 농성 10개월째... 오는 11일 울산과학대서 영남권 노동자 대회

지난해 6월 16일부터 시작된 청소노동자들의 파업농성이 10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울산에서도 최장기 파업으로 기록됐다.

특히 대부분 한 가정의 가장인 50~60대 청소노동자들이 파업 10개월 동안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농성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생활해왔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이에 대해 "대학에서 벌어질 수 없는 일로, 해도 해도 너무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오는 11일을 '파업 300일 연대의 날'로 선포하고 이날 영남권 노동계가 울산과학대에 집결해 대학 측에 사태해결을 촉구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4·24 총파업을 앞두고 권역별 결의대회 성격의 징검다리 집회로 '청소·경비노동자대회'를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각각 주최한다"며 "영남권대회는 4월 11일 울산에서 개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시급 6000원, 상여금 100% 인상 요구는 울산시청과 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의 임금과 비교했을 때에도 결코 무리한 것이 아니다"라며 "생활임금 보장은 이미 대세"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정부 여당과 야당에서 일제히 최저임금 대폭인상과 생활임금의 필요성을 적극 제기하고 있다"며 "한 달 꼬박 일하고도 빚만 지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에 대해 언론에서도 연일 꼬집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생활임금이 보장되는 그날까지, 영남권을 넘어 전국으로 희망의 연대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과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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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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