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도 꽃 천지인 계절입니다. 지난 주말(4일) 지리산 화엄사도 꽃 반, 사람 반이었습니다. 번다함을 피해 산속 암자를 이슥해질 때까지 돌아다녔습니다. 먹구름이 잔뜩 모여들 즈음 화엄사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예상대로 그 큰 절집이 텅 비었습니다. 각황전 기둥에 기대어 비에 흠뻑 젖은 홍매화를 하염없이 바라봤습니다. 붉다 못해 검은 화엄사 매화는 빗속에서 한층 고혹적이었습니다.
화엄사 홍매화는 조선 숙종 때 각황전을 중건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계파 선사가 심었다고 합니다. 색이 검붉어 '흑매'라고도 불립니다. 특별한 운치가 있어 많은 사진가들이 찾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