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했던 산촌을 휩쓴 석산개발 바람이 지난달 30일 우여곡절 끝에 철회되면서, 주민들을 위한 화합의 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팍서 A 업체가 지난해 12월 충남 공주시 의당면 덕학리 산 44-2번지 외 1필지에서 2015년부터 10년간 석산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주민 간 갈등이 시작됐다. 반대 주민들은 천태산 석산반대대책위(아래 대책위)를 꾸리고 집회만 6번을 열었다. 시골마을을 휩쓴 논란은 현장실사를 할 때까지, 갈등을 겪다가 금강유역환경청이 '부동의' 판정을 내리면서 사실상 마무리 되었다.
석산개발을 반대하던 대책위는 그동안 빚어진 주민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8일 오전 10시부터 '의당면민화합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그동안 도와준 단체와 지역민과 개발을 막아내는 데 도움을 준 박한규 이장, 대전충남녹색연합, 이종운 시의원, 김학출 사무국장 외 기사를 쓴 기자에게까지 감사패를 전달했다.
"청정 환경을 지키는 천태산 지킴이가 되겠다"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은 김학출 대책위 사무국장은 "지난 4개월간 바쁜 농사일을 놓고서 석산개발반대 저지에만 매달리면서 많은 고통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러분의 도움으로 개발을 막아낼 수 있었다"라며 "그동안 우리는 아름다운 청정환경을 가지고 살면서도 보물이라 느끼지 못했는데, 이런 일을 겪으면서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천태산 석산개발 취소에 따른 대책위 기자회견에서 김은태 공동위원장은 "이번 석산 개발은 천태산의 천연자연림의 우수한 산림환경을 인정받은 계기로 주민들의 생존권과 안전을 지키고 천년고찰 동혈사의 안전을 확보하였다"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려는 개발행위에 대해서는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청정 환경이 훼손되거나 오염되는 것을 막아내기 위한 환경 지킴이가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날 이들은 가칭 '의당! 청정환경을 지키는 사람들'의 발대식도 함께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박한규 준비위원장은 "2015년 4월 8일! 우리는 천태산석산개발 반대 투쟁을 통해 각종 개발과 환경오염으로부터 파괴되지 않고 건강하게 보존되어 있는 천태산의 자연 생태계를 확인하였다"라며 "이러한 천태산의 청정환경은 조상 대대로 의당 면민들에게 건강한 삶을 안겨준 젖줄이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이에 우리는 청정 천태산을 미래 세대들에게 빌려 쓴다는 마음을 가지고 온전히 물려주기 위해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라고 창립선언문을 낭독했다.
1. 청정의당을 지키기 위해 농약, 비닐, 폐수오염을 막아 생태계 보전에 앞장선다.
2. 의당의 맑은 물과 공기를 자원으로 도농교류를 위한 체험관광 활성화를 통하여 도시민들에게는 건강한 삶을, 면민들에게는 소득을 일군다.
3. 청정의당을 지키기 위해 지자체, 그리고 환경단체와 연대한다.
4. 청정의당을 지키기 위해 정기적인 천태산 생태보고회와 캠페인을 추진한다.
5. 미래의 주인! 의당 학생들을 위해 청정 천태산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용한다.
6. 우리는 조상이 남긴 아름답고 풍요로운 천태산을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준다.
7. 우리는 천태산과 조화를 이룬 '환경 마을 의당'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한편 3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일부 주민들은 기쁨에 춤을 덩실덩실 추면서 오랜만에 기쁨을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