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리턴즈?"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누리꾼들로부터 다시 소환 당했습니다.
지난 2월 '삼수' 끝에 어렵게 총리직 내려놓은 지 채 2개월도 안 된 시점입니다. 자원외교 비리 의혹 수사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죽기 직전 남긴 '성완종 리스트'에서 이완구 현 국무총리의 이름이 발견되면서 부터입니다. 누리꾼들은 '정홍원 리턴즈'를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4월 27일 정 전 총리는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지명된 총리 후보자들이 잇따라 낙마하면서 유임에 유임을 거듭한 끝에 민간인 신분을 얻었습니다. 당시 누리꾼들은 정 전 총리를 '불멸의 총리', '생존왕'으로 부르며 박근혜 정부의 인사 참사를 꼬집었습니다. 끝나지 않는 그의 임기를 풍자하는 짤방도 대풍년을 이뤘습니다.
"근혜 3년, 정홍원이 사임을 청했으나 윤허하지 아니하였다"
지난 2월 16일 이임식을 마친 정 전 총리가 환하게 웃으며 정부서울청사를 떠나는 모습이 크게 보도된 것도 이런 맥락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얼굴이 무색하게 두 달 만에 그의 이름이 다시 회자되고 있습니다. 소셜분석사이트 '탑시(TOPSY)'에 정홍원을 검색해보니, 지난 9일 이후 트위터에서 그의 이름이 언급된 횟수가 전날 대비 여섯 배 넘게 치솟았습니다.
끝난 줄 알았던 인사 참사의 막장 드라마가 다시 시작되자 누리꾼의 손도 바빠졌습니다. 각종 패러디는 물론 "근혜 3년, 정홍원이 사임을 청했으나 윤허하지 아니하였다"(@hana****), "세종 시대 황희정승도 아니고, 역사에 기록된 명재상 반열에 오르겠다"(slrclub 회원 '거짓말하믄*****') 등 촌철살인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온라인커뮤니티 '오늘의유머'에서는 패러디 영상도 등장했습니다. 히틀러의 자살 전 10일 동안의 행적을 담은 독일영화 <몰락>에 절묘하게 한글 자막을 입힌 것입니다. '정홍원의 몰락'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서 그는 성완종 리스트에 이완구 현 총리가 개입됐다는 보도를 접한 뒤 "내 평생 이런 개같은 경우는 처음 본다"며 분노합니다.
때문에 그의 이름 앞에는 '영고'라는 호가 붙었습니다. '영원히 고통 받는다'는 문장의 줄임말입니다. 또한 '정홍원 리턴즈'를 언급하며 "새누리의 총리, 영원한 지명대타 요원, 정홍원은 몸을 풀어야 할 듯", "해외로 내빼기 전에 일단 출국금지를 시키자"며 너스레를 떠는 누리꾼들도 적지 않게 보입니다.
이 기사를 쓰는 중간, 이완구 총리가 "돈 받은 사실 드러나면 물러나겠다"고 밝힌 뉴스가 속보로 떴네요. 이 막장 드라마의 끝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요? <오마이뉴스>가 모은 '정홍원 리턴즈' 짤방을 감상하며 상상해 보세요.
['정홍원 리턴즈' 짤방 모음]
○ 편집|손병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