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자를 곧은 자 위에 놓으면 백성들이 따르지 않는다."새누리당의 대표적 친이 인사인 이재오 의원이 <논어>의 한 구절을 인용해 '성완종 리스트' 정국을 비판했다. 리스트에 오른 친박계 인사들은 물론, 이들의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까지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14일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사태를 보니 문득 생각나는 구절이 있다"며 <논어> '위정편'의 한 구절을 올렸다. "곧은 자를 굽은 자 위에 놓으면 백성들이 따르지만, 굽은 자를 곧은 자 위에 놓으면 백성들이 따르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참으로 음미해볼 만한 구절이다"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도 에둘러 비판... "백성들이 따르지 않을 것"해당 구절은 노나라왕 애공이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복종하겠느냐"고 묻자 공자가 한 답변이다.
이 의원이 별다른 해석을 덧붙이지 않았지만 이는 이완구 국무총리,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친박계 인사들을 '굽은 자'에 빗댄 것으로 읽힌다. '굽은 자를 곧은 자 위에 올려놓으면 백성이 따르지 않는다'는 대목은 이들의 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하는 말로도 보인다.
한편 '성완종 리스트'는 자원외교 비리 의혹 수사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죽기 직전 남긴 메모다. 해당 메모에는 박근혜 정부의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무총리 등 친박 중심의 유력 인사들의 이름과 이들에게 전해진 것으로 보이는 정치자금의 액수가 적혀 있었다.
○ 편집| 손병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