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가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만난 사람의 목록이 공개됐다. 이른바 '성완종 다이어리'다. 이 내용을 보면 그동안 성 전 회장과 친분이 없다고 했던 정치인들의 해명과는 사뭇 달라,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JTBC>는 14일 성 회장의 다이어리를 입수해 리스트 속 정치인들이 최근 20개월 동안 성 전 회장과 자주 만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다이어리는 2013년 8월부터 2015년 3월까지 20개월 동안의 성 회장의 일정을 기록한 것으로, A4용지 1000여 장에 이르는 꼼꼼한 자료다.
이 다이어리에서 성 회장이 가장 많이 만난 사람은 이완구 국무총리로 이 기간 동안 23차례 만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총리는 그동안 성 전 회장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다고 말해왔지만, 이번 다이어리의 내용은 이와 전혀 다른 내용인 셈이다. 따라서 이 총리를 둘러싸고 '또 다른 거짓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도 같은 기간 동안 성 전 회장과 18차례나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성 전 회장은 지난 2012년 대선자금으로 홍 의원에게 2억 원을 건넸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홍 의원은 '성 전 회장이 대선활동을 한 적도 없고 선대위 사무실에도 온 적 없다'면서 친분 관계를 부인했다. 이 다이어리에 따르면 적어도 홍 의원과 성 전 회장과의 친분은 증명된 셈이어서 홍 의원의 해명이 설득력을 잃게될 것으로 보인다.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경우에는 6차례 만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성 전 회장은 2007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허 전 실장에게 7억 원을 건넸다고 말했다.
한편, <JTBC>는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한 8명의 경우, 이 다이어리에 62번이나 기록돼 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그동안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한 정치인들은 성 전 회장과의 친분을 부인하면서 결백을 주장했지만, 다이어리 공개로 설득력을 잃게 됐다. 또 그동안 성 전 회장의 꼼꼼힌 기록 습관을 볼 때, 향후 추가적인 자료가 공개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 편집|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