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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너무 예뻐도 문제다. 흔한 표현으로 숨이 막힐 듯한 외모, 조각 같은 얼굴을 가진 여자가 자기 주변에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 여성은 자신이 가진 '미모'라는 장점을 살려서 세상으로 나아갈 수도 있겠다. 모델이 되던지, 영화배우가 되던지, 아니면 걸그룹의 아이돌 스타가 되던지 등.

반면에 그 빼어난 외모가 그녀의 미래 삶에 결코 장점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오히려 그 아름다운 외모가 그녀에게 벗어던질 수 없는 큰 짐이 될지 모른다. 다른 여자들은 그녀를 보고 시기하며 미워할 수 있다.

남자들은 그녀를 보고 두려워하고 마음 졸이며 다른 경쟁자들과 다투다가 질투심에 불타게 될 수도 있다. 결국에는 절망하고 파멸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한 소녀와 그녀를 둘러싼 남자들

<너무 예쁜 소녀> 겉표지
<너무 예쁜 소녀>겉표지 ⓒ 마시멜로
얀 제거스의 2004년 작품 <너무 예쁜 소녀>에 바로 이런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작가의 표현에 의하면 그녀는 '초현실적이고 치명적으로' 예뻤다. 커다란 눈동자에 비해 가느다란 눈, 숱이 많은 구릿빛 머리카락, 희게 빛나는 치아, 앵두같이 빨간 입술. 이 모든 것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마농. 인적이 드문 프랑스의 한 마을에 어느 날 그녀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동안 머물다가 조용히 마을을 떠난다. 그녀의 자취가 다시 발견되는 곳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다.

푹푹 찌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 잔인하게 살해당한 두 남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경찰은 수사에 나서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 유일한 단서는 젊은 여자가 관련됐다는 사실이다.

경찰청 강력계의 팀장 로버트 마탈러는 이 여성을 찾아 나선다. 그녀에 대해 알아낸 것이라고는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소녀라는 증언 뿐이다. 소녀의 행방은 찾을 길이 없고 수사는 미궁에 빠진다. 그리고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이 아름다운 소녀가 연쇄살인범일까?

파멸을 부르는 소녀의 미모

작가 얀 제거스는 독일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작품의 무대도 독일의 도시 프랑크푸르트를 배경으로 한다. 작품에서는 프랑크푸르트의 풍광도 함께 묘사하고 있다. 고층 타워에 올라가면 도시의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숲 위에서 움직이는 구름까지 볼 수 있다.

타워의 전망대에 처음 오는 사람은 프랑크푸르트가 생각보다 작다는 사실에 놀란다. 돈이 움직이는 경제의 중심지이자, 독일의 숨은 수도 같은 이 도시의 규모에 놀라는 것이다. 이런 도시에서도 살인사건은 발생한다. 그것도 잔인한 살인 사건이 연속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범죄학자들은 연쇄 살인범들이 어린 시절에 겪었던 일로 일종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치명적인' 미모를 가진 소녀에게도 그런 트라우마는 있을 것이다. 그것이 자신이 원하지 않던 범죄로 이어졌을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미모가 뛰어난 여성이 주인공인 범죄 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천진난만한 순수함과 도도함이 어우러진 미모. 이런 여자가 주변에 있다면 어떨까. 정말 너무 예뻐도 문제다.

덧붙이는 글 | <너무 예쁜 소녀> 얀 제거스 지음 /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펴냄



너무 예쁜 소녀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마시멜로(2013)


#너무 예쁜 소녀#얀 제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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