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길거리를 나서면 여기저기 환하게 웃는 꽃만 바라보아도 마음이 환해집니다. 오랜만에 봄 햇살을 느끼며 예산의 전통시장인 예산읍내 5일 장날에 가보았습니다. 보드랍고 윤기나는 채소 모종들이 작은 모종판에 담겨져 나왔습니다. 충남에는 오래전에 홍성과 예산을 오가며 활동했던 보부상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민속 전통놀이 보부상 난전 놀이로 남아 있지만, 예산의 문화행사나 축제에 오시면 보부상놀이를 볼 수가 있습니다. 특히 상설시장 내에 보부상 난전 놀이 재현으로 충남 지역경제활성과 전통시장 상권의 발전은 물론 예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마다 봄이면 예쁜 꽃들을 데리고 나타나는 반가운 꽃집 아주머니도 낯익고 방긋 웃는 꽃들을 바라보면 밝은 마음을 갖게 합니다. 시장 보러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시장을 기웃거리며 시간을 잊고 시장 한바퀴를 돌다가 보면 옛 향수와 함께 마음의 힐링이 저절로 됩니다.
예산 읍내장에는 이렇게 채소를 직접 재배하여 갖고 나온 지역농산물들이 더러 눈에 띄는데요. 가격흥정은 물론, 덤을 주는 훈훈한 인심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시골아주머니가 이른 아침에 뜯어서 시장에 갖고 나온 머위, 홑잎 순, 원추리 순, 다래, 햇부추, 씀바귀, 민들레 등 봄채소들이 가득합니다. 특히 머위는 비타민과 칼슘이 풍부해서 관절염과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쌉싸롬한 머위 쌈은 봄에 잃기 쉬운 입맛회복에 좋습니다.
씀바귀는 뿌리째 뽑아서 갖은 김치 양념을 하여 오래 삭혔다가 뜨끈한 밥 한숟가락에 올려놓고 먹으면 몸도 마음도 튼튼해진다고 합니다. 특히 봄나물은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해서 나른해지기 쉬운 춘곤증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오래전에 시장 다녀오신 할머니 시장바구니에서 나오던 파래향이 가득한 샘베이 과자와 생강향이 나는 재래과자들이 행인들의 눈길을 끌어당깁니다. 시장 한모퉁이에선 집에서 직접 만들어온 손두부, 도토리묵이 있고요. 빨간 마른고추는 시장에서 늘 만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예산읍 내 장 주위에는 방앗간이 있어서 외지에서 고추 사러오신 분들이 고추를 산 후에 인근 방앗간에서 빻아가는 일도 더러 있습니다.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중닭들이 머잖아 알을 쑥벅쑥벅 나아줄 새 주인을 기다립니다.
어느 농부의 부지런한 보살핌으로 하우스에서 자란 먹음직스런 딸기들이 빨간 대야에서 유혹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어느 아주머니의 정성으로 수확한 각종 국산 곡물들 서리태, 땅콩, 찹쌀, 깐마늘, 조, 기장 등이 즐비합니다. 이 밖에도 예산읍내 장날에는 서해에서 막 건져올린 신선한 해물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예산에는 3일과 8일에 열리는 예산 역전장날과 5일과 10일에 열리는 예산 읍내장날이 있습니다. 따뜻한 봄날에 훈훈한 인심과 서민들의 정서를 느낄수 있는 예산 읍내장날(충청남도 예산군 예산읍 예산리 333-1)에 구경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