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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서울댄스프로젝트>에서 활동할 100여명의 '춤단'이 되려면 일년에 한 번 펼쳐지는 오디션을 통과해야 한다. 100인 100색의 사연 만큼이나 그들이 오디션에 참여하는 이유는 다양했다. 한가지 공통적인 것은 전문 무용수처럼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춤을 통해 인생의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오디션<서울댄스프로젝트>에서 활동할 100여명의 '춤단'이 되려면 일년에 한 번 펼쳐지는 오디션을 통과해야 한다. 100인 100색의 사연 만큼이나 그들이 오디션에 참여하는 이유는 다양했다. 한가지 공통적인 것은 전문 무용수처럼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춤을 통해 인생의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 서울문화재단

당신은 평생을 살아오면서 남들 앞에서 몇 번이나 몸을 흔들어봤는가?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대답할지도 모른다. '춤은 특정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나 발레리나들이 추는 거 아닌가?'라고. 심지어 '체육대회에서 누군가 나에게 벌칙으로 시키면 어쩌지...'라고 오만가지 걱정을 만드는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자신의 기억저장소 밖에 있는 서너 살 쯤, 누구나 부모 앞에서 현란한 '개다리춤'을 춘 경험이 없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이것이 춤에 관한 처음이자 마지막 기억일지도...

"춤은 원래 우리 몸에 존재해 감정표현, 의사전달, 제의, 상징 등의 기능을 태곳적부터 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근대적 의미의 예술이 등장하면서 춤은 우리 몸을 떠나 대상이자 예술이 되었다. 춤은 전문가만의 영역이 되었고, 감상의 대상이면서 특별히 배워야하는 것이 됐다."

"자본주의에 와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이제는 전문가 집단이 서는 공연장 무대뿐만 아니라 물 좋은 강남의 무도회장에서도 유행에서 벗어난 막춤은 '정화'를 위해 특별 관리의 대상이 됐다."

무용평론가 박성혜(국립현대무용단 학예팀장)씨는 지난 2013년에 발표한 '왜, 춤인가? 왜, 추어야 하는가?'라는 학술자료에서 춤에 관해 이렇게 언급했다. '막춤이 특별한 정화과정을 거친다?' 흥미로운 대목이다. 전문 안무가들이 추는 것도 아니고, 전용 무대에서 추는  것도 아닌 춤을 어디서 어떻게 볼 수 있단 말이지?  평상시 춤에 관심은 있는데 주저하는 이들이 있다면 여기에 관심을 가져보아도 좋을 듯하다.

서울의 곳곳에 춤을 풀어 놓다

횡단보도 위에서 추는 춤단 <서울댄스프로젝트>의 춤단이 춤을 췄던 곳으로는 시민청, 동호대교, 한강시민공원, 주요 광장 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것뿐만 아니라 서울 성곽, 한강 둔치, 동네거리, 횡단보도 등 장소를 가지리 않았다.
횡단보도 위에서 추는 춤단<서울댄스프로젝트>의 춤단이 춤을 췄던 곳으로는 시민청, 동호대교, 한강시민공원, 주요 광장 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것뿐만 아니라 서울 성곽, 한강 둔치, 동네거리, 횡단보도 등 장소를 가지리 않았다. ⓒ 서울문화재단

'춤추는 서울'이라는 슬로건으로 지난 2013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년째 진행된 프로젝트가 있다. 춤을 통해 희망을 나누고 삶의 활력과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취지로 마련된 축제 <서울댄스프로젝트>가 그것이다.

그동안 춤을 췄던 곳으로는 시민청, 동호대교, 광화문 광장, 태평로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뿐만 아니라 서울 성곽이나 한강 둔치, 골목길, 횡단보도 등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은 100여명의 시민춤꾼. 그들을 '춤단'이라고 불렀다.

#1. 과거 전문 스포츠댄서로 활동 중 발목 부상으로 댄서활동을 중단한 강시은(37, 여)씨는 깊은 회의감으로 춤을 멈췄다. 어린시절에는 춤을 좋아서 한 것이 아니라 성적에 급급한 스포츠에 쫒기다보니 즐거운 줄도 몰랐다.

#2. 40대 중년의 가장인 고길성(47)씨는 직장에서 받는 업무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었다. 주말마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는 초등학생 딸아이와 함께 가족이 모여서 즐거운 취미생활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에겐 큰 즐거움이었다.

<서울댄스프로젝트>의 주역 '춤단'에서 활동하려면 일년에 딱 한번 열리는 오디션을 통과해야 한다. 오디션에 참가한 사람들의 사연은 100인 100색만큼이나 다양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들이 춤을 추고 싶은 이유는 전문 무용수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춤을 통해 인생에서 즐거움을 찾길 원했기 때문이다. 100여명의 '춤단'으로 선정되면 전담 안무가들이 이끄는 총 12번의 '춤 워크숍'이 기다린다. 아마도 막춤이 정화되는 과정을 거치는 중일 것이다.

서울무도회 <서울댄스프로젝트>의 마지막 피날레는 늘가을에 선유도 공원에서 하루종일 진행되는 '서울무도회'이다. 100여명의 '춤단'은 이날 수천명의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년동안 갈고 닦았던 춤실력을 선보이는 자리를 갖게 된다.
서울무도회<서울댄스프로젝트>의 마지막 피날레는 늘가을에 선유도 공원에서 하루종일 진행되는 '서울무도회'이다. 100여명의 '춤단'은 이날 수천명의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년동안 갈고 닦았던 춤실력을 선보이는 자리를 갖게 된다. ⓒ 서울문화재단

"저는 춤에 대해 문외한이었습니다. 출 수 있는 춤이라곤 막춤밖에 없었죠. '춤단'에 참여한 이후로는 출장으로 몸이 지쳐도 주말을 기다리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춤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삶을 대하는 진정함을 배웠다는 것이 가장 놀라운 변화였습니다."

작년에 '춤단'으로 활동한 50대 직장인 박기수씨가 밝힌 소감이다. 그는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도, 청계광장에서도, 횡단보도 위에서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번뜩이는 춤을 선보였다. 지나가던 행인들이 처음에는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봤다. 그러나 이내 핸드폰을 꺼내 셔터를 눌렀다.

아마도 50대 아저씨가 인생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찾은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화룡정점은 늦가을에 선유도공원에서 하루종일 펼쳐지는 '서울무도회'이다. 100여명의 '춤단'은 수천 명의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년동안 갈고 닦았던 춤을 선보인다.

의자에서 배울 수 있는 춤도 있어요~ 체어댄스!

▲ '체어댄스(Chair Dance)' 교육편 영상 '체어댄스(Chair Dance)'는 사무공간, 학교 등 의자가 있는 다양한 장소에서 음악에 맞춰 몸을 풀고 기분전환 할 수 있도록 개발된 춤이다. 이 춤은 건강한 춤 문화확산을 위해 <서울댄스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됐으며, 의자를 이용해 간단한 스트레칭을 할 수 있는 8개의 쉬운 동작으로 구성됐다. ※ 영상 다운로드 : 서울댄스프로젝트 홈페이지 → 프로그램 → 체어댄스
ⓒ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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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춤을 추는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면 이건 어떨까? 사무공간, 학교 등 의자가 있는 다양한 장소에서 음악에 맞춰 몸을 풀고 기분전환 할 수 있도록 개발된 춤인 '체어댄스(Chair Dance)'를 따라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프로그램은 건강한 춤 문화 확산을 위해 <서울댄스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됐으며, 의자를 이용해 간단한 스트레칭을 할 수 있는 총 8개의 쉬운 동작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아마도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선풍적으로 인기를 모았던 '꼭짓점댄스'와 같이 전 국민이 사랑하는 춤으로 발전할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춤은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는 경험이다. 워크숍에서도 볼 수 있었다. '춤단'에는 잘 추는 사람, 못 추는 사람 다 섞여 있다. 그런데 테마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가 모두가 자기 자신이 되는 순간이 1초 정도 있었다. 온전하게 자기를 발견하는 시간인 동시에 타자가 수용되는 시간이라는 것은 재미있는 지점이다. '느낌의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원래 춤은 그런 것이었는데 오늘날 너무 와해됐고, 관리되는 것이란 의미로 변질됐다. 결국 몸에 대한 억압과 공동체의 붕괴 때문에 '커뮤니티 댄스'라는 말로 되살아났다. 하지만 이것이 원래 춤의 본질적인 가치이다." (서울댄스프로젝트 기획감독 김윤진)

덧붙이는 글 | <서울댄스프로젝트>에서 활동할 시민춤꾼들의 모임 '춤단'은 오는 6월 9일(화)까지 누리집(www.seouldance.or.kr)을 통해서 신청 가능하다. (문의 02-3290-7173)



#서울댄스프로젝트#춤추는 서울#춤단#체어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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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빼고 문화예술만 씁니다." 20년 넘게 문화예술계 현장에 몸담고 있으며, 문화예술 종합시사 월간지 '문화+서울' 편집장(2013~2022년)과 한겨레신문(2016~2023년)에서 매주 문화예술 행사를 전하는 '주간추천 공연·전시' 소식과 예술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사람in예술' 코너에 글을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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