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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마 타망이 머물고 있는 옐로우 굼바
돌마 타망이 머물고 있는 옐로우 굼바 ⓒ 수빈 머거르

12일(현지시각) 네팔에서 또다시 규모 7.4의 지진이 일어났다. 지난달 25일 7.8 규모의 지진이 일어난 이후 17일 만이다. 사망자 수 또한 현재 8000명을 넘어섰다. 여진의 공포도 계속되고 있다. 네팔 현지인들에게서 들려오는 소식은 공포가 일상이 된 느낌을 줬다.

이번 지진으로 네팔 영토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발총이라도 맞은 듯 처참한 모습이다. 복구의 손길도 빨라지고 있다. 네팔의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요즘처럼 "안녕하십니까?"라는 안부가 절실하게 다가온 적은 없었던 듯하다.

네팔인 아내를 둔 나 또한 며칠 동안 바쁘게 지냈다. 여기 저기 전화도 많이 걸려왔고, 물품 지원을 받았으나 현지에 보내기 어려운 물건을 현금화해 돕기 위해 노점도 벌였다. 완전히 정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따뜻한 시선으로 관심 있게 봐주어 힘이 되고 있다.

슬픈 소식 가운데 생환 소식도...

 사진 왼쪽 아래는 돌마 타망과 그의 오빠, 그리고 오칼둥가에 구호 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애쓰는 군인 행렬
사진 왼쪽 아래는 돌마 타망과 그의 오빠, 그리고 오칼둥가에 구호 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애쓰는 군인 행렬 ⓒ 수빈 머거르, 랄라 구릉

그 사이 네팔에 있는 네팔·한국문화센터 부대표 모한까르기씨와 수빈머거르씨가 지난 11일 랑탕 빌리지의 돌마 타망을 만났다. 이전 기사에서 전한 바와 같이 그들은 카트만두 세계문화유산 수엠부 인근 옐로우 굼바 앞마당에 노숙 중인 현장을 찾아 소액을 후원하고 지원이 필요한 사항을 조사하러 갔다(관련기사 : 아버지와 어머니, 여동생 모두 사라졌다).

다행히 돌마 타망과 현지인들의 먹는 문제는 사원 '옐로우 굼바'의 협조가 있었단다. 현장에서 돌마 타망과 직접 전화를 연결해줘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직접 이야기를 전했다. 그래서 나는 오는 6월 초순 의류 중심으로 물품을 준비해갈 생각이다. 물론 다양한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해 여러 사항을 사전 조사하고, 검토하고 있다.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까지 지진으로 먼저 보내고 어린 동생과 한 살 터울의 오빠와 남은 돌마 타망은 다행히도 잘 지내고 있는 듯했다. 그래도 얼굴에 핏기 없고 초췌한 모습까지는 감출 수는 없는 듯했다. 지진 이후 나는 지금까지 피곤에 지쳐 몸을 가누기 힘들었고, 지금도 많이 지쳐 있다. 어찌 됐든 현지에서 겪을 고통보다 낫다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다. 현지와의 소통, 뉴스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무너진 집을 이고 있는 두 아이의 머리가 보인다. 사진 위 오른쪽 할머니도 같은 처지였으나 두 아이와 함머니는 생환했다.
무너진 집을 이고 있는 두 아이의 머리가 보인다. 사진 위 오른쪽 할머니도 같은 처지였으나 두 아이와 함머니는 생환했다. ⓒ 랄라 구릉

네팔·한국문화센터의 총무인 네팔 화가 람 바하두르 타다는 지진 후 네팔의 고향에 갔다가 11일 오후 5시 카트만두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룸비니 인근인 고향 붓드월에도 지진이 났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그는 카트만두로 오던 길에 고향집에서 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접했다고 한다. 그는 "지진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정확히 모른다면서 3일 동안 식음을 끊고 애도의 기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속속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페이스북 친구들도 있다. 그들은 대부분 네팔 현지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이다. 아내의 고향인 네팔 동부 오컬둥가에서도 19명이 이번 지진으로 사망하고, 많은 사람의 집이 무너졌다. 아내가 태어난 지역 또한 부상자와 노숙의 수준이 카트만두와 다를 바 없다고 전했다. 수도 카트만두와 거리가 멀어 군인이 일일이 짐을 짊어지고 구호 물품을 전하러 간다고 했다.

생존 소식도 들려왔다. 한 할머니와 두 어린 아이가 무너진 집의 무게를 그대로 다 받아내고도 생존했다고 한다. 무너진 집에서 머리만 보이던 모습과 가족이 모두 함께 생환을 기뻐하며 웃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더 많은 사람의 생환 소식을 듣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여전히 사망자 수는 늘어나고 있다. 복구에 여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아 도움이 필요하다. 또 학교 현장의 복구가 늦어져 다수의 생존 학생이 학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몇몇 지역에서는 천막 학교가 등장하기도 했다.

산골오지에 천막하교 등장 네팔대지진으로 한교현장 붕괴가 심각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복구가 늦어져 산골오지 마을에는 천막학교가 등장하기도 했다.
산골오지에 천막하교 등장네팔대지진으로 한교현장 붕괴가 심각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복구가 늦어져 산골오지 마을에는 천막학교가 등장하기도 했다. ⓒ 하얀당(네팔 정당) 홈페이지 갈무리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네팔 대지진#학교현장붕괴#천막학교 등장#구사일생 생환가족#오컬둥가로 가는 구호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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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사람의 사막에서" 이후 세권의 시집, 2007년<히말라야,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어린이동화<무나마단의 하늘>, <길 위의 순례자>출간, 전도서출판 문화발전소대표, 격월간시와혁명발행인, 대자보편집위원 현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홈페이지sisarang.com, nekonews.com운영자, 전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한글학교교사, 현재 네팔한국문화센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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