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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울산대학교병원분회(노조)가 13일 오전 11시 울산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업무와 전화상담업무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울산대학교병원분회(노조)가 13일 오전 11시 울산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업무와 전화상담업무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 박석철

울산광역시의 유일한 상급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이 노조측의 안전업무 강화를 위한 인력충원 요구를 무시하고 오히려 안전업무의 외주화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다 병원측은 현재 직원들이 담당하는 전화 상담업무도 콜센터로 전환해 외주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노조측은 병원의 콜센터는 사전의료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외주화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 본부 울산대학교병원분회(노조)는 13일 오전 11시 울산대병원(울산 동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자들과 직원들을 더욱 불안하게 할 안전업무 외주화를 즉각 중단하고, 정규인력충원으로 환자들과 직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고 치료할 수 있는 병원으로 만들라"고 촉구했다.

"안전업무 외주화는 안전 책임을 하청으로 떠넘기려는 것"

노조에 따르면 울산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일어나는 폭언폭행 문제는 심각한 수준으로, 매월 1회 이상의 폭행사건이 보고되고 있고, 폭언 등 위험한 상황은 거의 매일 일어나고 있다.

이같은 응급의료센터의 폭언폭행 발생 원인은 대부분 길어지는 환자 대기시간과 음주환자, 일부 보호자 등에 의한 돌발 상황 때문이다. 이에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안전을 전담할 인력을 확충하기로 합의했지만 병원측이 이 업무의 외주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울산대병원에서 안전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10명. 이들은 응급의료센터의 환자와 직원 안전을 책임지는 업무 외에도 병원 전체 안전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강연주 노조 사무장은 "직원들은 응급센터의 빈발한 폭언폭행 사건 등으로 불안해 하며 직원 충원을 요구해왔고 지난해 임단협에서는 이를 합의한 바 있다"며 "하지만 병원측이 합의를 무시하고 안전업무를 외주화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울산대병원에서는 왜 환자나 보호자에 의한 직원 폭언 폭행이 빈발한 것일까? 이에 대해 노조측은 "의료진은 도착 순서에 따라서가 아니라 위급성 정도에 따라 진료를 수행한다"며 "그러다보니 대기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환자들의 불만은 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다 담당의사가 수술 중이거나 불가피한 이유로 환자를 바로 진료할 수 없게 되면, 환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폭언 폭행으로 나타나게 된다"며 "주취 환자나 보호자, 병적원인으로 인한 난동으로 인한 돌발사고 또한 중요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같은 폭언폭행으로부터 환자와 직원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의료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 노조측의 주장이다.

노조는 "권역 응급의료센터의 인력기준에는 병원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청원경찰 등 안전인력을 상시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병원측은 지금까지 안전인력을 상시배치하지 않았고, 응급의료센터 안전인력을 다른 부분과 병행하도록 해 왔다, (그런데) 이제 인력 충원은 고사하고 안전업무 외주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응급의료센터에서 환자와 직원들의 안전을 담당하는 업무를 외주화하는 것은 안전에 대한 책임을 외주화하는 것"이라며 "특히 응급의료센터의 안전인력은 일반 시설경비의 역할이 아니라, 의료에 대한 이해와 숙련된 경험이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안전업무 외주화는 불안정한 고용과 저임금, 장기적인 직업전망부재, 책임의식 부족으로 잦은 인력교체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응급의료센터의 안전인력을 단순 경비로 규정하고 외주화하는 것은 울산대학교병원이 당연히 책임져야할 환자들과 직원들의 안전을 하청으로 떠넘기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노조측은 "울산대학교병원은 응급의료센터의 안전을 위해 외주화를 중단하고 정규인력을 충원해 안전업무를 상시 전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울산대병원 신관과 본관 잇는 경사로 안전위험 지적도 나와

 울산대병원 신관과 본관을 잇는 경사로. 노조는 환자이송 시 위험하다며 인원 충원을 요구했다
울산대병원 신관과 본관을 잇는 경사로. 노조는 환자이송 시 위험하다며 인원 충원을 요구했다 ⓒ 박석철

이외 울산대학교병원의 신관과 본관을 잇는 경사로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사가 심해 환자 이송 시 매우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노조는 "내리막길을 가다 속도조절이 되지 않아 벽에 부딪히거나 걸어가고 있는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부딪히는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며 "환자이송 전담인력 충원을 통해 경사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고 환자들과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해야한다"고 밝혔다.

강연주 사무장은 "노동조합은 경사로를 이용한 환자 이송 시 반드시 2명 이상의 전담직원이 함께 하도록 인력 충원을 요구했지만, 병원은 전담인력을 배치하지 않고 '보호자와 같이 하라'는 식"이라며 "병원측이 대부분 1인 이송을 하고 있어 환자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환자를 이송하는 직원들은 과도한 긴장으로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병원측이 하루 빨리 환자이송 전담 인력충원을 통해 경사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고 환자들과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울산대병원측은 "응급센터 내에서의 폭언폭행을 방지하자는 것은 노사가 모두 인정하고 있다"며 "단지 병원으로서는 기존 직원을 늘리는 것보다 안전 전문업체를 통해 위험을 방지하자는 것이며, 콜센터 외주화도 역시 전문인력으로 가자는 취지로 추진화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관 증축을 하면서 경사도가 생겼지만 노조측이 다소 과장하는 부분이 있다, 병원측도 환자 이송시 2인이 하도록 하고 있으며 보호자가 함께 하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라며 "안전판도 마련해 사고 위험은 없다"고 덧붙였다.


#울산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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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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