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성남중원경찰서는 노인, 주부, 중국교포 등을 상대로 10여억 원을 편취한 부녀 사기범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주 피의자인 장아무개(55)씨를 구속하고 피의자의 딸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유사수신 업체를 차린 후 노인과 주부 등에 접근해 '노후를 책임지겠다. 외롭고 힘드니까 같이 뭉쳐 살자'라고 현혹한 뒤 회원가입비, 직급상승비, 장묘납입비, 상인조합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가로챈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고소인 측과 경찰 측에 따르면 다수의 피해자들이 피의자를 고발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수요일 오전 10시 성남 중원경찰서를 찾았다. 이날 만난 피해자들은 피의자의 '공동체로 함께 살자, 노후보장과 고소득을 하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구속된 피의자는 당초 회원들의 투자금으로 회원들이 참여하는 공동 사업을 추진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한 회원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피의자가 한 약속과는 달리 피해자들은 투자금을 돌려받지도 못하고 일한 급여도 원래 약속한 금액을 모두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건 해도 해도 너무 한 거예요. 난 투자도 했지. (내 노후를 위해) 뼈 빠지게 일까지 했어요. 1년 반동안 아침부터 매일 새벽까지. 지금 남은 건 정말 빚과 한숨뿐이에요."한 중년 여성은 피의자 장아무개씨에게 속은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며, 자신의 피해금액은 5천만 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1년 반 동안 열심히 일했지만, '노후보장, 수익은 커녕 빚만 진 상태'고 아침부터 새벽까지 일한 게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이 사람(피의자 장아무개씨)이 만든, 회원위주로 운영되는 업체가 13개가 있어요. 식당이나, 술집 등인데, 이상하게 외부손님들을 잘 안받고 (투자금을 낸)회원들을 상대로 운영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수익이 나나요? 처음에 가입비 104만 원을 받아 투자금이 모이기 시작하자 하나, 둘씩 업체들을 차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운영해서 노후대책 해준다고. (그리고는) 바지사장을 내세워서 수익은 모두 가져가 버렸어요."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거지가 된거나 마찬가지'라며, 현재 30여명의 신고한 피해자 말고도 도합 총 150~200여명 이상의 피해자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현재 파악된 30여명의 피해규모만 10여억 원 정도라며, 추후 전체 피해액이 다 밝혀지면 40~50억에 이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고소를 하면 투자 원금을 돌려받는 데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고소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은 "현재 피의자가 혐의를 일부 인정하고 있으나, (전체)피해금액이 부풀려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입니다"라며 "이번 사건은 피해자들이 노후보장이라는 말에 속은 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계속 사실 확인을 하고 있으나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피의자는 장묘에 관해 투자금을 받은 것은 인정하고 있으나 피해자들의 전체 피해금액의 규모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