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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15일 낮 12시 55분]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이희훈

'촛불재판 개입' 논란의 중심에 섰던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 7년 만에 끝난 촛불집회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재판이 재개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아래 국민대책회의)' 집행부 가운데는 첫 번째 유죄 판결이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7부(재판장 김한성 판사)는 당시 조직팀장이었던 안진걸 사무처장의 일반교통방해죄 등 혐의를 유죄로 판단,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2008년 6월에 열린 일부 촛불집회의 경우, 당시 시위 참가자들이 한쪽 방향 차로만 점거해 행진한 점 등을 볼 때 차량 통행이 불가능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촛불재판'이 7년씩 걸린 이유

안진걸 사무처장은 2008년 기소됐지만, 이날에서야 법원의 판단을 받았다. 그가 2008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야간집회·시위 금지조항(집시법 10조)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내면서 한동안 재판이 중단됐기 때문이었다(관련 기사 : 그의 수첩 곳곳에 등장하는 이름 '신영철').

그런데 2008년 서울중앙지법원장이던 신영철 전 대법관이 촛불집회 관련 재판에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사법부는 들끓었다. 2009년 헌재가 야간집회 금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자 국회는 대법관 탄핵소추안 발의라는 사상 초유의 결정을 내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신 전 대법관은 끝까지 버텼고, 지난 2월 17일 임기 6년을 모두 채운 뒤 물러났다(관련 기사 : 2009년 촛불재판, 대한민국 사법부가 들썩인 이유).

이후 헌재는 야간시위 금지 조항마저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관련 기사 : 밤 12시 이후부터는 야간시위? 헌재의 이상한 결정). 2014년 3월에서야 헌재의 집시법 10조 판단이 모두 나오자 재판부는 그해 8월 27일, 6년 만에 공판을 재개했다.

당초 검찰은 안 사무처장을 집시법 10조 위반과 일반교통방해죄 등으로 기소했지만 헌재 결정이 나오면서 야간집회·시위 관련 부분은 공소를 취하했다. 남은 것은 미신고 집회 개최(집시법 6조)와 일반교통방해죄 등이었다. 안 사무처장은 2008년에는 야간집회·시위가 금지된 상태여서 미리 신고할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일반교통방해죄 역시 경찰이 미리 차벽을 설치, 종로 일대 교통을 차단했기 때문에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15일 재판부는 2008년 집회 규모나 양상 등을 볼 때 비록 경찰이 차벽 설치 등으로 차량 통행을 원천 차단했다고 해도 이것은 시위대의 청와대 진격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봤다. 또 당시에는 집시법 10조가 살아있긴 했지만, 경찰이 집회를 금지한다면 이의신청 등 문제 제기할 절차가 있는데도 국민대책회의가 집회를 강행해버렸다며 '신고를 할 수 없었다'는 안 사무처장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2008년 6월 11일 등 일부 집회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로는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기계적이고 아이러니한 판결... 항소하겠다"

공소사실 다수가 유죄라는 결과에 안 사무처장은 아쉬워했다. 선고 직후 그는 기자들을 만나 "기계적인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안 사무처장은 "2008년에 야간옥외집회는 100% 금지라 저희도 처음에는 신고하려고 했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못했다"며 "그래도 법을 존중해 촛불문화제,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한 사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반교통방해죄도 경찰이 차벽을 쳐서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된 경우는 유죄, 일부라도 가능한 것은 무죄로 나온 대목 역시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안 사무처장은 헌재의 야간집회·시위 위헌 판단을 이끌어낸 당사자로서 느낀 소회도 털어놨다. 그는 "이 부분이 문제돼 헌재에서 위헌(야간집회 헌법불합치, 야간시위 한정위헌) 결정이 나왔고 많은 시민이 무죄판결을 받았는데 정작 그것을 받아낸 저는 야간집회·시위를 신고하지 않았다고 유죄를 받은 것이 아이러니하고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주최 측이 끊임없이 평화적으로 촛불집회를 진행하려고 노력한 점은 의미가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형량을 정하면서 이 점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했다. 안 사무처장은 조만간 항소할 계획이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촛불집회#미국산 쇠고기#안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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