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정 : 19일 오후 1시 41분]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17, 18일 방한은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는 남북관계와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됐을까.
케리 장관은 사실상 북핵 문제를 방기하고 있는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북한의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사출 실험과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 사건과 관련해 "추가 대북제재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주한미군 장병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위협'을 근거로 "우리는 모든 결과에 대비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사드와 다른 것들에 관해 말하는 이유"라며 사드(THAAD, 종말단계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도 제기했다.
공교롭게도 17일 일본 방위상이 북한 기지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받을 경우, 일본이 집단자위권 차원에서 미국과 함께 북한의 기지를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상이 북한 기지 공격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모두 북핵 문제 해결이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해결책보다는 북한을 자극하는 내용들 뿐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9일 방송된<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서 "(노무현 정권 말기인) 2007년 10월에 뒤늦게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것도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섰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미국과 일본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까지 남북관계 개선을 밀어줄 것 같지 않다"며 "남북화해 움직임이 미국에게는 중국에 대한 압박 분위기를 흐리는 것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특히 케리 장관의 '대북 추가 제재 논의' 발언에 대해 "지난 4월 말 일본군이 미군과 함께 전 세계 어디든 출병할 수 있게 미일 방위협력지침이 강화한 상황에서, 동아시아의 긴장상태를 조성해 일본의 해외출병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가려는 계획된 수순으로 볼 수 있다"며 "(나카타니 일본 방위상이) 동해나 서해상에서 미군 함정을 상대로 북한이 공격하면 일본이 가만 있지 않겠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는데, 그런 상황을 정당화 하는 세몰이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 미국 감시위성 시간 맞춰 퍼포먼스 한다'고 미국에게 들었다"정 전 장관은 또 북한의 SLBM 사출 실험에 정부가 '수중 킬체인(KILL-CHAIN)'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지난해 '북한 무인기' 사태를 회고한 뒤 "북의 군사행동에 대한 남의 대응은 견문발검(見蚊拔劍, 모기 보고 칼뽑기) 수준인데, 모기는 손바닥과 에프킬러 정도면 되는 것 아니냐"며 "북의 군사행동에 대해 일희일비하면서 과잉 대응하지 말고, 큰 틀에서 남북관계 복원하는 게 국력 낭비를 줄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북한의 SLBM 사출 실험에 대해 '잠수함이 아닌 바지선 발사'라는 등의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90년대 중반 청와대에 근무할 때 미국으로부터 들은 얘기"라며 "북한은 1993년 1차 핵 위기 이후 자신들이 인공위성 등으로 면밀히 관찰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그 감시위성들이 북한 상공을 지나가는 시간을 파악했다, 그래서 그 시간에 맞춰서 핵 활동을 하는 것처럼 원자로에서 수증기가 보이게 하는 등 미국과 한국에게 보이기 위한 퍼포먼스를 하곤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해서 협상력을 높이는 것인데, 북한은 강력한 뭔가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허장성세에 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통속> 27부와 28부 자세한 내용은 팟빵과 아이튠즈에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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