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에 이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앞까지 진격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각) IS는 이라크 정부군을 격퇴하고 바그다드 서쪽 90㎞ 지점까지 진격했다. 또한 시리아와 이라크를 잇는 국경까지 점령하며 원활한 보급로까지 확보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IS가 시리아와 이라크를 잇는 국경 대부분을 점령하며 시리아 영토 절반을 손에 넣었다"라며 "이라크에서도 바그다드를 향해 빠르게 진격하는 등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IS는 '사막의 진주'로 불리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시리아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를 장악했다. 팔미라는 로마제국 시절 중동과 유럽, 인도, 중국을 잇는 무역 도시로 전성기를 누리며 수많은 유적이 남아 있다.
IS는 이슬람 가치에 위배되는 우상을 숭배한다는 이유로, 고대 파르티아 제국의 하트라 도시 유적을 무참히 파괴한 바 있다. 때문에 팔미라 유적도 IS에 의해 훼손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인류의 엄청난 역사적 가치를 지닌 팔미라는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며 "IS가 세력 과시를 위해 유적을 파괴하거나 자금 마련을 위해 밀거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IS가 유적을 파괴했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그러나 피난을 떠나지 못한 팔미라 주민을 인질로 잡고 17명을 참수하거나 바주카포로 처형하는 끔찍한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IS '승승장구'... 궁지에 몰린 오바마
IS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세력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미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더 이상 지상군 투입을 미룰 수 없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압박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전술적 후퇴가 있었던 것은 맞다"라면서 "하지만 우리가 아직 IS에 밀리고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지상군 투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회견에서 "만약 우리가 지상군을 투입한다면 사태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면서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그런 전략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미국은 지상군 투입 대신 이라크 정부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미국 국방부는 IS의 자살폭탄 공격을 막기 위해 대전차 로켓포탄 2000대를 이라크군에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존 매케인(공화당)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은 CNN 인터뷰에서 "오바마 정부의 격퇴 전력은 아주 비효율적"이라며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는다면 IS가 이라크군을 몰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