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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7일 오후 항소심 재판 출석을 위해 법원에 들어선 권선택 대전시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소감을 밝히고 있다. (자료사진)
4월 27일 오후 항소심 재판 출석을 위해 법원에 들어선 권선택 대전시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소감을 밝히고 있다. (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장재완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권선택 대전시장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이하 포럼)의 성격을 놓고 검찰과 권 시장 측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은 포럼이 또 다른 선거운동 조직이라고 추궁한 반면, 권 시장과 변호인은 고문으로 참여했을 뿐, 선거운동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대전고법 제7형사부(재판장 유상재)는 27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권 시장에 대한 피고인신문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신문에 나선 검찰은 포럼의 설립목적과 창립과정, 활동내용 등이 담긴 문건들을 제시하면서 포럼이 애초부터 권 시장의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창립되었고, 실제 선거운동을 돕기 위한 활동을 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검찰은 "김아무개 포럼 사무처장이 작성한 '포럼설립운영방안'이라는 문건을 보면, 피고인(권선택)의 인지도와 신뢰를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포럼을 설립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런 문서를 본 적 있는가, 그리고 이런 문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권 시장은 "그런 문건을 본 적도 없고, 보고받은 적도 없다"며 "더욱이 문건 작성을 지시한 적은 전혀 없다"고 답변했다.

검찰은 또 "포럼에서 일하던 조 아무개 실장이 작성한 'SNS운영방안'이라는 문건을 보면 '굿초이스2014', '선택이의 생각' 등의 이름으로 카페나 블로그, 페이스북 운영계획이 담겨있다"며 "포럼이 피고의 선거운동을 위한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왜 포럼의 유급직원이 이러한 문서를 만들고 실제로 블로그나 카페 등을 운영했겠는가"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권 시장은 "해당 문건은 본 적도 없으며, 조 아무개 씨 등이 블로그나 카페 등을 운영한 것은 개인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그분들이 그런 카페 등을 운영했다고 해서 포럼이 저의 선거운동을 위한 조직이라고 보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또 '2014 TFT 기획안'이라는 문서를 제시한 뒤 "이 문서의 작성자인 김 아무개 씨는 피고인의 개인 사무실에서 이 기획안을 브리핑했고, 이에 피고가 '수고했다, 신경 썼네'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는데, 이 문서의 기획배경에는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견인하기 위함'이라고 적혀있다"며 "이 문서도 기억나지 않느냐"고 신문했다.

그러자 권 시장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수고했다는 말은 덕담 수준의 말로 정치인들이 누구에게나 쉽게 하는 말"이라며 "정치인들은 수많은 선거기획안을 받는다. 기획안을 받았다고 해서 그 모든 것을 다 검토하고, 채택하고, 그대로 실행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에 검찰은 "포럼이 피고인의 선거운동 조직이었기 때문에 포럼의 사무처장이 이러한 선거전략문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브리핑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고, 권 시장은 "그 문서는 포럼의 공식문서도 아니고, 당시 나는 고문으로서 보고받을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밖에도 검찰은 '전통시장방문'과 '대학생들과의 대화', '기업방문', '경제투어', '헌혈' 등 포럼의 모든 사업에 권 시장이 빠짐없이 참석하여 인지도를 향상시키려는 활동을 했고, 권 시장 개인의 행사인 '출판기념회'에 포럼 직원 및 회원들이 행사 진행을 주도적으로 도운 점 등을 볼 때 포럼은 또 하나의 선거운동조직이라고 주장했다.

"통상적 정치 행위를 지나치게 제재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 침해하는 것"

이에 대해 권 시장은 포럼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포럼 회원들 중 가장 인지도가 높아 자연스럽게 자신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행사가 되어 적극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한 뒤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인지도가 높아지기를 내심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밝혔다.

또한 "포럼의 고문이 출판기념회를 하는데, 포럼 직원들이 행사를 돕는 것이 어떻게 포럼의 설립목적 자체가 선거운동 조직이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느냐"고 강조하고, "정치인의 통상적인 정치 행위를 모두 선거운동이라고 보아 지나치게 제재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후에 계속 진행된 공판에서는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이어졌다. 변호인은 권 시장을 상대로 한 질의를 통해 포럼은 선거운동 조직이 아니며, 포럼활동 과정에서 권 시장이 지지호소를 하거나 명함을 돌리는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포럼의 리플렛에 권 시장의 이름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점, 포럼 설립 자본금이나 회비를 납부한 적이 없는 점, 포럼의 예산수립과 집행에 관여한 적이 없는 점, 포럼활동과 관련한 내용을 직원들에게 지시한 적이 없는 점 등을 제시하면서 포럼이 권 시장을 위한 조직이 아니었음을 주장했다.

특히, 변호인은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고문으로 참여한 '동아시아 문화재단'의 예를 제시하며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포럼 활동을 하고, 이는 정치인의 일상적인 활동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재판은 오전에 시작해 오후 늦게까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치열한 공방으로 권 시장 한 명에 대한 피고인 신문만 진행됐다. 다음 재판일은 6월 1일 오전 10시 316호 법정에서 진행된다. 재판부는 피고인 신문과 최근 자수한 권선택 대전시장 캠프 임 아무개 총무국장 증인 신문을 오는 6월 15일까지 모두 마치고 17일에 결심을 한다는 계획이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권선택#대전시장#공직선거법위반#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대전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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