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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 입구에 설치된 메르스 의심환자 격리센터(의심증상 검사 및 임시 수용시설) 앞에서 시민들이 안내문을 바라보는 모습.
2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 입구에 설치된 메르스 의심환자 격리센터(의심증상 검사 및 임시 수용시설) 앞에서 시민들이 안내문을 바라보는 모습. ⓒ 연합뉴스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괴담' 유포자에 대해 처벌 의지를 거듭 밝힌 가운데 대표적인 괴담으로 꼽히는 공기 전파 가능성을 제기한 곳이 다름아닌 보건복지부와 그 산하 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메르스 초기 대응에 실패한 정부가 괴담 운운하며 유포자 처벌을 언급해 국민을 협박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정작 괴담 유포의 근원지가 메르스 대응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였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최경환 "괴담 유포자 엄정 대응"... 복지부가 '공기 전파' 유포, '음참마속'?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2일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악의적 유언비어나 괴담 유포자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국무총리 직무대행인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로 불안감이 확산되거나 잘못된 의학정보로 상황이 악화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부총리는 앞서 열린 메르스 관련 관계장관회의에서도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할 수 있는 괴담이나 잘못된 정보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선제적인 대응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메르스 국내 유입 초기 단계에서 보건당국의 대응과 관리가 미흡해 정부의 방역 대처 능력에 대한 신뢰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 부총리의 우려대로 정부의 메르스 초기 대응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팽배해지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앞장서서 '잘못된 정보'를 유포했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정부가 손꼽고 있는 대표적인 괴담 중 하나는 메르스의 '공기 전파' 가능성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0일 "현재까지 공기 전파는 전파 경로로 전혀 생각할 수 없다", "메르스는 통상 환자와 2m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침 등이 튀겨 감염되는 비밀전파다"라고 발표했다. 실제 민관합동대책반의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도 "병원 내 중환자실에서의 인공기관지 삽관 등에 의한 에어로졸이 아니면 공기 감염 전파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부가 '공기 전파' 등 유언비어에 대한 엄벌 방침을 밝히기 불과 열흘 전 보건복지부는 이른바 '공기 전파론'이 담긴 홍보 자료를 배포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메르스 중동호흡기증후군 증상과 예방수칙 알아보기' 홍보자료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메르스 중동호흡기증후군 증상과 예방수칙 알아보기' 홍보자료 ⓒ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작성한 '중동호흡기증후군 자주하는 질문'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작성한 '중동호흡기증후군 자주하는 질문' ⓒ 연합뉴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1문1답 형식으로 작성된 '중동호흡기증후군 자주 하는 질문'이라는 자료에서 "(메르스가 사람들 사이에서) 대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도 "정확한 감염원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나, 비말, 공기 전파 또는 직접접촉을 통해 사람 간 감염이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또한 지난 22일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메르스 중동호흡기 증후군증상과 예방수칙 알아보기'라는 홍보자료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은 침 또는 콧물 등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비말)이나 공기 전파,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 내용을 공식 블로그는 물론 카카오스토리 등을 통해 홍보했다.

질병관리본부 "사우디아라비아 자료 업데이트하지 않아"

메르스 대응 주무부처가 스스로 메르스의 공기 전파 가능성을 경고했다가, 뒤늦게 '괴담'이라며 유포자에 대한 처벌방침까지 밝히는 등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여 국민의 불안을 부추긴 것이다. 2일 현재 질병관리본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등에 올려진 메르스 관련 자료에서 '공기 전파' 내용은 삭제된 상태다.

이에 대한 질병관리본부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부서 담당자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질병관리본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쪽에서 나온 자료를 업데이트하지 않고 그대로 반영했다가, 다시 국내 상황에 맞게 수정해서 재배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는 2일 낮 12시 현재 2명으로 늘었다. 메르스 환자 수는 모두 25명으로 이 중 2차 감염자를 접촉한 3차 감염자도 2명 포함됐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메르스#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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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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