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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이 '귀명창과 매니아'라는 제목으로 국악을 알기쉽게 설명하고 있다. |
ⓒ 정다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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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저녁 7시. 세종시 어진동에 있는 국립 세종도서관에서는 2015세종국악아카데미 '책, 소리를 만나다' 그 세 번째 강연회가 열렸다.
국립국악원과 국립 세종도서관이 국악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함께 기획한 이날 강연회는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을 초대해 '귀명창과 마니아'라는 제목으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노 관장은 자신이 왜 국악에 입문하고 심취하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국악을 가까이 하면 얻을 수 있는 좋은 점 7가지와 판소리의 독창성과 아름다움 등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국악을 가까이 하면 마음이 즐거워지고 따라하면 단전 호흡이 돼 건강에 유익하며 국악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좋아지는 특징이 있다. 국악을 조금 배우고 익히면 세계인들과 교류할 때도 정체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히 임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국악은 부르는 사람에 따라 같은 곡도 얼마든지 다양하고 변화무쌍하게 부르는데 묘미가 있어 어떤 나라의 성악 예술보다 부르는 이나 듣는 이가 모두 자유로움과 다양성을 만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통성으로 내지르는 소리가 특징인 '동편제'나 애절하고 꾸밈이 많은 '서편제'보다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경기도와 충청도에서 그보다 먼저 시작된 '중고제' 판소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 내용을 요약해서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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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세종도서관의 2015세종국악아카데미 '책, 소리를 만나다' 포스터 |
ⓒ 국립세종도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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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제'는 충청도 사람들의 심성과 말투처럼 정형화 되지 않은 자유 분방함을 가졌으며, 소리가 이어지는듯 하다가 끊어지고 끊어지는듯 하다가 이어진다. 설명하는 아니리인듯하다가 어느새 노래창이 되는 특징도 있다."'중고제' 판소리도 있지만 한국의 3대 악성 가운데 한 명인 난계 박연의 고향이 충북 영동이고 고수관이나 심정순 같은 명창이 태어나고 활약한 곳이 서산이며 대표적인 판소리 인간문화재 박동진 명창의 고향이 공주라는 점 등은 충청도가 뿌리 깊은 국악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그러나 양반 문화가 중심이던 충청도에서 명창들은 타 지역에 비해 낮은 대우를 받아 '동편제'나 '서편제' 보다 일찍 사라지게 됐다. 지금도 전라도 구례에 '동편제' 소리 축제가 있고 보성에 '서편제' 소리 축제가 있는데 충청도에는 아직 '중고제' 판소리에 대한 축제가 없다. 또 전라도와 경상도에는 국악방송과 국립국악원 분원이 있으나 유독 충청도에는 아직 없다."알고보니 그는 충남 보령 출신으로 20년 동안 '중고제'를 연구한 전문가였다. 국악박물관장이 된것도 판소리의 큰 줄기가 중고제라는 사실을 알고난 후 전국을 돌며 그와 관련된 각종 서적이나 음반 등을 수집하면서 시작됐다.
쉬는 시간도 없이 이어진 강의가 지루해질 무렵, 서산의 '중고제' 명창 심팔록-심정순-심화영으로 이어져 온 가문의 수제자 이은우 명창이 나와 참석자들에게 판소리 춘향가 중 한 대목인 '쑥대머리'를 들려주고 도입부를 직접 가르쳐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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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화영의 수제자 이은우 명창이 판소리 춘향가 중 한 대목인 '쑥대머리'를 부르고 있다. |
ⓒ 정다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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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명 관장은 "자연에서 온몸으로 체득한 음률이며, 붙잡을 수 없어 더욱 가슴에 박히는 우리의 국악을 사랑해 달라"는 말로 강의를 마무리하고 직접 쓴 책에 사인해 나눠줬다.
한편, 국립세종도서관의 '책, 소리를 만나다' 상반기 마지막 강연회는 오는 17일 숙명여대 송혜진 교수를 초청해 '아는 만큼 들리는 우리소리'라는 제목으로 이어진다.
또 하반기에도 국악 초심자가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국악 관련 교양 서적을 저술한 저자들을 강사로 모셔 4차례의 강연회를 마련해 놓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제가 근무하는 금이성(www.geumiseong.co.kr)에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