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5시 북한산 매봉에 다녀왔습니다. 한낮에는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지만 이 시간에는 바람도 불고 시원합니다. 승용차를 가지고 은평뉴타운을 지나 진관사 입구에 도착하니 오후 5시입니다 진관사로 들어가는 한옥마을 단지에는 예쁜 한옥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한동안 분양이 안된다고 하더니 이젠 제법 멋진 한옥들이 들어섰습니다. 가까이 한옥박물관도 있어 시간이 지나면 서울의 명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진관사로 들어가기 전 극락교를 지나 왼쪽 매봉능선으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입구에는 오래된 소나무숲이 있습니다. 오후 5시가 넘었지만 햇볕은 따가운데 매봉 등산길은 숲속 길이어서 산행하기에 좋습니다.
20분 정도 올라가니 매봉 정상에 도착하였습니다. 매봉으로 오르는 길에 나이드신 아버지와 딸이 하산하고 있습니다. 이 길은 왕모래가 믾아 하산할 때 위험합니다. 뒤에 오는 딸이 앞서가시는 아버님께 "아버지 조심해서 내려 가세요", "그래" 딸이 아버지를 걱정하며 내려가는 모습을 보며 제 마음도 흐뭇해 집니다.
매봉 정상에서 의상능선을 바라 보니 파란 하늘에 마음까지 시원해 집니다. 조금 오르다 보니 바위틈에 노란 양지꽃이 싱싱하게 피어 있습니다. 한 동안 가물다가 어제 내린 비로 꽃이 생기를 찾았나 봅니다.
파란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몰려 왔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보며 오르는 산행은 저절로 콧노래가 나옵니다. 등산로 옆의 산딸나무꽃도 석양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고 있습니다.
매봉능선을 오르면 그 끝이 사모바위입니다. 위로 오를수록 전망이 좋아지고 백운대도 조망이 됩니다. 백운대와 문수봉위의 구름은 시간에 따라 다른 모습입니다.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 기분이 좋습니다. 사모바위에 도착하기 전에 구조물을 잡고 암벽을 오르는 길이 있는데 여기에 올라 서면 전망이 좋습니다. 바위에 앉아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데 위에서 아저씨 두 분이 콧노래를 부르며 하산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서로 인사를 나눕니다.
조금 오르다 보니 등산로 옆의 어느 나무는 어느새 단풍이 들었습니다. 오랜 가뭄에 가을인 줄 알았나 봅니다. 석양에 빛나는 단풍이 아름답습니다.
드디어 사모바위에 도착하였습니다. 도착한 시간이 오후 6시 40분, 진관사 입구에서 1시간 20분 소요 되었습니다. 바람도 불고 경치도 좋아 거의 쉬지 않고 올라와 조금 빠르게 올라 온 것 같습니다. 사모바위에 올라 주변의 풍경을 보면 저절로 감탄사가 튀어 나옵니다. 사모바위 위에도 멋진 구름이 있고, 문수봉 위에도 멋진 구름이 있습니다.
서울 시내도 오늘따라 더 아름답게 보입니다. 사모바위 아래에는 젊은 부부가 올라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잠시 쉬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다가 다시 진관사로 하산합니다.
매봉에서 지는 해를 바라 봅니다. 오늘 짧은 산행이었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즐겁게 산행을 하였습니다. 요즘 메르스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신경 쓰입니다. 속히 메르스가 잡혀 모든 시민이 예전처럼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