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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종편 등 일부 언론에 의해 소위 '종북 아이콘'으로 낙인찍혀 강제추방 및 입국금지 조치를 당한 '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 시민기자가 또다시 순회 강연길에 오른다.

신은미 시민기자가 16일부터 23일까지 도쿄, 교토 등 일본 대도시에서 강연회를 연다. 이번 순회강연은 <오마이뉴스> 연재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독자들의 초청에 의해 기획됐다.

이번 일본 순회 강연회(통일 토크 콘서트)의 주제는 역시 '통일'이다. 신은미 시민기자는 "이번 순회 강연회에서도 재일동포들에게 '우리 민족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은미 시민기자에게 이번 일본 순회 강연회의 의미는 각별하다. 그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와 재일대한민국민단(민단) 소속 재일동포들을 모두 만날 생각을 하니 마치 통일 조국의 청중 앞에서 강연하는 기분일 것 같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지난 10일 진행한 신은미 시민기자와의 일문일답이다.

"종북 논란 이후 수많은 비난받았지만..."

 지난 4월 출간된 <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 초판을 들고 있는 신은미 시민기자.
지난 4월 출간된 <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 초판을 들고 있는 신은미 시민기자. ⓒ 신은미

- 지난 1월 강제출국 당한 이후 어떻게 지냈습니까.
"미국으로 돌아온 이후 우선적으로 건강 회복에 전념했습니다. 한국에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체중도 15파운드(약 7킬로그램)나 줄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회복해가고 있어요. 북한에 있는 수양딸이 보내는 경옥고를 먹고 식욕이 왕성해진 데다가 요리가 취미인 남편이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많이 만들어줘서 건강해지고 있답니다."

-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종북논란' 이후, 미국 내 한인 사회의 반응은 어땠나요?
"한국과 비슷합니다. 일부 언론의 허위보도로 인해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새로운 독자분들이 많이 생겨났어요. 저의 기행문을 몰랐던 분들이 기행문을 읽고 연락을 해오셨어요. 한 번은 손님들을 모시고 식당에 갔는데 저를 알아보신 분께서 식사비를 대신 내주시고 간 적도 있었고요. 음식을 해서 보내주시겠다는 분도 계시고, 집으로 초대해주시는 분도 계셨지만 응하지 못했어요. 무척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반응을 접하니 지난해 겨울 서울에서 겪었던 고초를 잊게 되기도 합니다."

- 6월 일본에서 '통일 순회 강연회'에 참석한다고 들었습니다.
"네. 16일부터 23일까지 도쿄, 요코하마, 교토, 오사카, 고베 등을 순회합니다. 일정 중간에는 조선학교에도 방문할 예정입니다."

- 일본 순회강연에 참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2012년 <오마이뉴스>에 연재를 시작할 때부터 수많은 재일동포 독자님들께서 글을 읽고 연락을 해오셨어요. 그분들이 저를 일본에 꼭 초청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제야 이뤄지게 됐습니다."

- 일본 순회 강연회 일정이 나온 뒤 재일동포 사회 반응은 어떤가요?
"글쎄요. 저도 미국에 있으니까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이번 강연을 위해 '재미동포 아줌마 가나가와에 오다'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도 만들고,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 민단이 제 강연에 참석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는 소문도 있던데, 따로 확인은 해보지 않았어요."

"마치 통일 조국의 청중 앞에 서는 기분"

 신은미 시민기자의 일본 순회강연을 위해 재일동포 독자들이 만든 웹자보.
신은미 시민기자의 일본 순회강연을 위해 재일동포 독자들이 만든 웹자보. ⓒ 가나가와에오다

- 이번 일본 강연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주제는 뭔가요?
"제 강연은 언제 어디서나 항상 같은 얘기죠. '우리는 오랜 역사와 문화를 통해 변하려야 변할 수 없는 민족적 정서를 공유하고 있으며, 한 공동체를 이루고 함께 살아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요점입니다. 특히 일본은 재미동포 사회와는 다르게 조총련과 민단으로 갈라져 있잖아요. 강연회에 민단 분들, 조총련 분들이 올 것이라 생각하니 마치 통일된 조국의 청중 앞에서 강연하는 기분일 것 같습니다. "

- 일본 강연 때 지난해 한국에서의 일처럼 '종북몰이'가 예상되나요?
"재일동포 사회보다는 한국의 종편을 비롯한 일부 매체에서 종북몰이에 혈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 지금 정부와 언론사 등을 상대로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을 제기해놓은 상태입니다. 행정소송은 제 강제추방과 관련한 것이고요. 종편을 비롯한 언론사들, 방송에 출연했던 패널들, 또 SNS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악성 글을 올린 분들을 대상으로 소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수많은 변호사님들의 도움을 받고 있어요.

지난해 저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은 한 종편 방송이 제가 북한을 두고 '지상낙원'이라 했다고 허위보도를 내보낸 데서 시작됐어요. 제가 한국에 있는 동안 총 네 차례에 걸쳐 검찰과 경찰 수사를 받았는데, 그들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찾지 못했어요. 게다가 통일 토크콘서트에서 제가 '북한은 지상낙원'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저는 강제추방에 이어 입국금지까지 돼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곧 미국 법원에서도 종편 등 일부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미국에서도 한국 방송이 나가기 때문이지요."

"자유롭게 갈 수 있는 북한... 남한은 갈 수 없는 곳 돼버려"

 '종북몰이' 논란에 휩싸여 끝내 강제퇴거 처분을 받고 출국길에 나선 신은미 시민기자. 사진은 지난 1월 10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로비에서 출국 심정 밝히고 있는 모습.
'종북몰이' 논란에 휩싸여 끝내 강제퇴거 처분을 받고 출국길에 나선 신은미 시민기자. 사진은 지난 1월 10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로비에서 출국 심정 밝히고 있는 모습. ⓒ 이희훈

- 태어난 나라인 한국에는 향후 5년간 올 수 없게 됐지요. 소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요. 2011년 처음으로 북한여행을 가기 전까지 제게 북한이라는 곳은 꿈에도 갈 수 없는 곳이었어요. 물론 제가 태어나고 자란 남한은 언제든지 갈 수 있었지만. 그런데 입국금지를 당한 지금은 그 반대가 됐어요. 북한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갈 수 있지만, 남한은 갈 수 없는 곳이 돼버린 겁니다. 상상도 해보지 못한, 기가 막히는 일이 제게 벌어진 것이지요. 그러나 이 모두가 분단된 조국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국에 있는 독자들, 그리고 신은미 시민기자의 강연에 공감했던 이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종북몰이' 속에서도 강연장을 꽉 채워주신 분들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가 서울에서 고초를 겪고 있는 동안 제게 안식처를 제공해주신 분, 지방의 특산물을 보내주신 분들, 변호를 자원해주신 변호사님들, 건강을 돌봐주신 의사 선생님들, 수행 비서를 자원해주신 분, 경호를 맡아 저를 보호해주신 분들, 격려의 글을 보내주신 분들, 특히 민족이나 통일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눈을 뜨게 되셨다는 분들 등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비록 저는 모국에 돌아갈 수 없는 실정에 처해 있지만, 미국에 살면서도 변함없이 조국을 사랑하고 통일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여력이 닿는 대로 북한에 다시 방문해 계속해서 북녘 동포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또 오는 8월 광복절 전후로는 유럽 초청 강연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민족의 화합과 조국의 평화적 통일에 변함없는 관심 부탁드립니다. 동포 여러분, 고맙습니다. 다음에 다시 만나게 될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 편집ㅣ최유진 기자



#신은미#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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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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